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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인터뷰

New York

2005.04.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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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간지럽히는 영화는 만들기 싫다"



김기덕 감독(44.사진)이 뉴욕을 다녀갔다. 지난해 3월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다. 지난해에는 뉴 디렉터즈 뉴 필름 페스티벌에 초대된 '봄 여름 가을 겨울…그리고 봄' 상영 및 극장 개봉에 맞춰서 난생 처음 뉴욕을 찾았었다. 지난해 '봄…'을 배급한 소니픽쳐스클래식은 김 감독을 맨해튼 미드타운의 고급호텔 팰리스에 '모신' 후 미국 언론과 마라톤 인터뷰를 주선했다. 이후 소니는 이 영화로 238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었다.

이번에도 소니는 그의 열한번째 영화 '빈 집' 개봉에 앞서 김 감독을 초대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영화박물관에서 열리는 김기덕 회고전에 참가한 후 뉴욕에 왔다.

그가 뉴욕에 머무른 시간은 고작 48시간. 17일 오후 2시 JFK 공항에 도착 19일 오후 LA로 떠났다.

'빈 집'은 전단지를 붙이는 직업을 가진 태석(재희 분)이 빈 집에 들어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살아온 여인 선화(이승연 분)를 만나 사랑에 빠져 빈 집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멜로드라마. 4월 29일 맨해튼 링컨플라자와 선샤인시네마에서 개봉된 후 미 주요 도시에서 확대 상영될 예정이다.

96년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은 영화계의 이단아로 평가되다가 지난해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빈 집'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신작 '활'로 오는 5월 깐느 국제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되어 2년간 3편의 영화로 유럽의 3대 영화제에 입성한 영화사상 최초의 감독이 됐다.

그가 인터뷰를 '당하고' 있는 호텔은 파크애브뉴의 레전시. 아침부터 13회의 1:1 인터뷰에 6차례의 기자회견을 한 그는 지쳐보였다. 인터뷰가 지겨울 정도인 감독은 물론 성공한 감독일 것이다.



-피곤해 보인다.

"온 종일 인터뷰를 하니 힘들다. 반복된 질문에 반복된 대답... 영화 만들기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무슨 질문이 제일 싫은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 영향받은 감독이 누구냐? 영화의 주제가 뭐냐? 그런 것이다. 그분들은 물론 그 대답을 필요로할 것이지만..."

-'빈 집'의 영어 제목은 '쓰리 아이언(3 Iron)'이다. 골프를 치나?

"영화를 만들기 전 1년 간 연습장에서 쳤다. 그리고 필드에 몇번 나갔는데 비싸서 안간다. 여기는 골프장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착륙할 때 보니 20-30개 골프장이 눈에 띄더라."

-쓰리 아이언은 골프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채로 들었다. 어떤 상징인가?

"영화에서 폭력적인 이미지로 사용됐다. 원래 제목이 '쓰리 아이언'이었고 한국 개봉 때 이해하기 쉽게 '빈 집'으로 했다."

-이 영화에서 태석과 선화는 '사랑해'와 '밥 먹었어' 단 두 마디만 한다. 대화를 절제한 이유는?

"말은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게 만든다. 침묵을 강요한 것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나 할까."

-김 감독의 작품은 국제 영화제에서는 찬사를 받지만 한국 내에서 흥행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수백만명의 관객이 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는 않는가?

"일반 관객들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이미지를 찾으려고 한다. '봄 여름 가을'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을 간지럽히는 영화는 만들기 싫다."

-전 세계 어떤 감독들과도 다른 김 감독의 독창적인 영화는 어디서 오는가?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 많은 돈 안들이고 자유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음 영화는?

"최근에 '활'을 완성했다. 사내들로부터 소녀를 지키기위해 활시위를 당기는 노인 이야기로 내달 12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활은 쓰리 아이언처럼 스포츠이자 폭력의 도구이기도 하다.

-뉴욕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걸으면서 아이 쇼핑하기 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기가 좋다. 뮤지컬 등에는 관심없다. 다음에는 한 일주일 여행 삼아서 다시 와야겠다."

박숙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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