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폭동피해 수습 한인들 노고 위로 유미 여사 덕담에 추신수 선수 홈런포 ‘쾅’ “호갠 주지사 씩씩하게 치료 중”…기도 부탁
미 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4연전 경기 첫날인 29일 저녁. 오리올스 전용 구장인 갬든 야드에 관중들이 입장하기 시작한다. 관중석 바로 앞 그라운드에서는 몸을 푸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이가 있다.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볼티모어를 찾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추신수를 기다리고 있다.
암 투병 중인 남편 호갠 주지사 병간호를 잠시 뒤로 미루고 야구장을 찾은 메릴랜드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갠 여사다. 30~40분을 서서 기다린 끝에 추신수가 유미 여사 곁으로 다가와 악수하며 인사한다.
경기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캠든 야드 4층에서 10여 명의 한인이 손을 흔들어 응원한다. 이날 주지사 전용 귀빈실을 차지한 한인들이다.
유미 여사는 병간호 등 바쁜 와중에도 볼티모어 폭동 사태로 수고한 한인들을 초청, 위로하기 위해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항암 치료 중인 남편 곁에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뜻밖에 씩씩하게 잘 이겨 내신다. 오리올스와 추신수, 한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야구장에 간다고 하니 흔쾌히 갔다 오라고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추신수를 만난 유미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 드러내 놓고 응원할 수 없다고 하자, 추신수는 ‘마음속으로 응원해 달라.’ 했다”고 말했다.
유미 여사는 호갠 주지사의 림프종 항암 치료에 대해 “주말부터 메릴랜드 의대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병원 곳곳을 다니며 다른 암 투병 환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함께 싸우자면서 오히려 이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환자인지 모를 정도로 씩씩하게 이겨내고 있고, 결과도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미 여사는 호갠 주지사는 병상에서도 수시로 업무를 볼 정도로 강한 열정을 보인다면서 다만 앞으로 10여 일 후에는 항암제 투여에 따른 백혈구 감소로 조금은 힘든 시기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도와 성원에 힘입어 반드시 이기고 강해져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 커뮤니티와 각계에서 쏟아지는 쾌유 기원 메시지에 대해 그는 “항상 감사드린다. 기도와 성원을 앞으로도 더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전 추신수와의 만남에서 오늘은 (홈런) 한 개 치라는 덕담과 격려의 말에 추신수는 이날 오리올스를 상대로 홈런 1개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추신수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유미 여사는 메릴랜드 안주인답게 오리올스를 열렬히 응원한뒤 남편 병간호를 위해 경기가 끝나기 전 한인들의 양해를 구하며 먼저 자리를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