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엉킨 실타래 풀기
마이클 리
주택매매에 관여하다보면 술술 풀리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홈인스펙션에 32항목이 지적되었다. 이는 바이어가 집을 사지 않으려고 심술부리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그리나 다른 측면에서는, 이런 많은 지적사항에서도 바이어가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셀러가 몇가지를 고쳐주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주택감정이 계약 액수보다 무려 10% 낮게 나왔다. 바이어가 가격을 낮추려고 일부러 감정사와 짜고 낮게 산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바이어와 감정사가 그런 작은 액수로 범법 행위를 저질를까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바이어를 설득해서 제2의 감정을 받고, 제3자의 의견을 수렴해서 원래 계약액수로 매매되었다.
셀러가 세틀먼트를 1주일 늦추려고 했는데, 바이어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바이어가 셀러를 골탕먹이려고 심술부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바이어와 대화를 통해서 아이의 새학군 전입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하기 때문이었다. 학교 전입담당자와의 이메일과 통화를 통해서, 1주일의 연기는 전혀 지장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서면으로 확인 시켜주었다. 물론 바이어와 셀러는 1주일 연기에 합의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단 칼로 엉킨 실타래를 절단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그러나 계약파기라는 단칼을 쓰지 않고 해결하려면 인내와 두뇌가 필요하다. 거기에 하나 더, 무엇보다도 감정적 격동에 휩싸이지 않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종종 알렉산더 대왕의 칼에 대한 유혹이 너무 달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끊긴 실타래는 바이어에게도 셀러에게도 더 이상 사용이 가능한 실타래가 아닌, 격한 감정의 부산물에 불과하기에 냉정하게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그리고 풀린 실타래를 보면서 기뻐하는 셀러와 바이어의 미소에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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