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에게 사랑받는 시 중에는 현존 시인들의 작품도 많았다. 김남조의 '겨울 바다', 김종길 '성탄제', 신경림 '농무', 이근배 '냉이 꽃', 정현종 '섬', 고은 '문의 마을에 가서',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홍윤숙 '장식론', 허영자 '감', 황동규 '즐거운 편지', 이근배 '냉이꽃', 정진규 '연필로 쓰기',김종해 '풀' , 이수익 '우울한 샹송', 서정춘 '죽편', 조정권 '산정묘지', 박노해 '노동의 새벽', 곽재구 '사평역에서' 등이다.
위의 결과에서 보았듯 시인들이 애송하는 시나 일반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들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시를 가까이하는 것이 일상이고 시에 대한 안목이 높은 시인들의 애송시를 보면 한국시단에 큰 비중을 갖고 있는 민중시나 난해한 현대시가 아니다. 왜 이런 시들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요가 시인들의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이라는 것은 정서적으로 보편적 공감대가 있어서이다. 더불어 감성적이고 서정이 풍부한 시가 오래 읽혀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예가 아닐까,
러시아의 유명 시인 푸쉬킨( Aleksandr Pushkin :1799-1837 )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시다, 지금도 이 한편의 시는 삶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길어 올리게 하고 있다. 잃어버린 사랑 때문에 주저앉아 일어서지 못하는, 절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시, 존재의 참된 의미를 자신에게 매순간 물으며 영혼을 사랑하는 시를 쓰는 시인과 시가 넘치는 세상을 꿈꾼다. '한편의 훌륭한 시는 장편 소설 한편을 읽고 났을 때 보다 더 큰 감동을 준다' 는 시를 사랑하는 어떤 독자의 말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