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장군의 실패
김윤회
‘어? 이 산이 아닌가 보다’
다시 장군은 병사들을 데리고 다른 산으로 향했습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 한번만 더 고생하자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숱한 난관이 있었지만 그들은 결국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장군이 다시 말했습니다.
‘아까 그 산이 맞나 보다’
꽤 오래된 유머입니다. 웃자고 한 이야기지만 만약 우리의 리더가 장군과 같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이 이야기에서 장군은 몇 가지의 중요한 잘못을 범했습니다.
첫째는 안목이 좁았습니다. 전체의 지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눈앞의 산만 보았습니다.
둘째는 소통이 부족했습니다. 많은 병사들의 상태나 생각에 대한 고려가 없었습니다.
셋째는 피드백이 늦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검토와 수정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장군과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안목의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궁극의 목적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능력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공부를 관리할 줄 알아야 하고, 문제 상황에 부딪혀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오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주도가 되어 아이 성적을 다 만들어 내면,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둘째 소통의 문제입니다. 유태인은 세계 인구의 0.2%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의 정치, 금융, 학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교육 방법의 핵심은 대화와 토론입니다. 후츠파니 하브루타니 하는 것 모두 대화 중심의 교육입니다.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말하도록 하는 겁니다. 교육의 출발점인 가정에서요. 그들은 아이에게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서 이해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셋째 피드백의 문제입니다. 장군의 실패는 피드백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처음 산에 오를 때, 정상에 이를 때까지 피드백의 과정은 생략되었습니다. 수정된 목표인 다른 산 정상까지 무모하게 돌진했으며 피드백은 역시 없었습니다. 교육학적 견지에서 피드백이란 학습된 결과를 검토하고 그것을 보완 발전시켜 교육 과정 속에 적용시키는 겁니다. 학습의 목표와 과정, 방법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검토와 발전을 위한 수정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피드백은 아이의 인생이라는 원대한 그림 속에서 조정되어야 합니다.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어? 이 산이 아닌가보다’ 했을 때 병사들의 절망감은 어땠을까요? 장군의 잘못 때문에 정작 가장 고통 받은 것은 병사들이었습니다. 근시안적 안목, 강압과 독선, 피드백 없는 일방통행식 교육은 아이의 삶은 더 힘겹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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