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기준 엄격하고 상승폭 급격하지 않아 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전성기의 절반 수준 지난 5월 기준 전국 주택 중간가격이 22만8700달러로 오르자 일부에서는 거품론이 제기됐다. 중간가격이 2006년 7월의 23만400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이러다가 또 다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올 상반기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속도로 올라가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투자가 주춤하는 것도 거품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단호한 입장이다. 지금 주택시장은 거품이 아니다.
▶거품이 아닌 이유 3가지
로렌스 윤 NAR의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시장이 거품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3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주택 구입 수요가 집값이 가장 비쌌던 시절보다 약 25%가 낮다는 데 있다. 거품이 생기려면 바이어들이 많이 몰려야 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투자자들의 시장이 아니라 마이홈을 이루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므로 거품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신규주택 착공이 전성기 시절 대비 절반 수준이라는 것도 거품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지역적으로 수많은 신규주택 개발이 이뤄졌다. 그 결과 여러 채를 구입하는 무리한 투자자들이 속출했었다. 적은 다운페이먼트로 집을 살 수 있었으므로 새 집을 여러 채 구입해서 렌트를 준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신규주택이 예전같지 않다.
개발업체들이 신규착공을 꺼리면서 새 집 분양이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모기지 부채가 전성기 시절대비 10%가 낮은 상태라 홈오너의 부채 부담이 그만큼 덜하기 때문이다.
거품이 꺼질 당시 5%나, 노다운으로 주택을 마구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때 집값이 떨어지면서 에퀴티가 적은 홈오너들은 집을 쉽게 포기했다.
어차피 투자한 금액이 없거나 적었으므로 망설임없이 차압이나 숏세일로 갔던 것이다.
▶주택시장의 현재 상황
2006년에는 주택가격과 거래량 모두 버블이라고 단정지을 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주택가격은 경기호황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빡빡한 재고물량에 반해 수요가 많기 때문이며 낮은 모기지 이자율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주의 경우 중간가격은 주택 공급물량이 적은 관계로 38개월 연속 전년대비 오르고 있다.
반면 거래량은 아직 유동적이다. 5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가 증가했지만 전월 보다는 1%가 줄었다. 거래량이 갑작스럽게 증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주택가격 상승이 묻지마 투자나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오르는 것이므로 버블이라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
크리스 윤 수석 경제학자는 "버블이란 고용창출과 같은 기본적인 경제구조의 뒷받침 없이 주택 가격이나 거래 물량이 너무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지금은 전성기 시절보다 엄격한 융자기준이 적용되고 주택가격도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므로 버블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마케팅 기관인 린제이 그룹의 피터 부카르 디렉터는 "지금 주택경기는 거품이었던 2000년대 중반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제한 후 "중·저가 가격대의 신규주택 착공이 2000년대와 비교하면 아주 낮은 수준으로 오히려 불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타 부동산의 이상규 에이전트는 "LA와 라크레센타, 라카냐다 등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은 전성기 시절을 모두 회복했을 정도로 가격 상승폭이 컸지만 발렌시아나 랜초쿠카몽가 등 외곽지역은 아직 더 상승할 여력이 많은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거품인지 아닌지는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고 나서 내년 쯤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봐야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