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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럽고 풋풋한 10대들의 사랑

Los Angeles

2015.07.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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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타운 (Paper Towns)
감독: 제이크 슈레이어
출연: 카라 델러바인, 냇 울프
장르: 드라마, 코미디, 로맨스
등급: PG-13


잘 만든 성장영화는 청소년층을 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가가는 힘을 지닌다. 이야기의 초점이 10대들의 풋풋한 사랑에 맞춰져 있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도 그렇다. 성인들이 보기엔 밋밋하고 하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청춘과 순수함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맛이 있어서다. 그 사랑을 통해 좀 더 깊이 인생을 배우고 한 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잔잔한 감동을 전하곤 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폴트 인 아워 스타(한국 개봉 제목 '안녕, 헤이즐')'나 '스펙터큘러 나우'가 좋은 예다.

영화 '페이퍼 타운(Paper Towns)'도 마찬가지다. '폴트 인 아워 스타'의 원작자인 존 그린 작가의 또 다른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다. 이웃집 사차원 소녀 마고(카라 델러바인)를 오래도록 짝사랑해 온 소년 쿠엔틴(냇 울프)은 그녀가 남긴 단서를 토대로 친구들과 함께 가출한 마고를 찾아나선다. 모범생인 쿠엔틴과 친구들에겐 일생일대의 일탈이자 모험이다. 마고만 찾아 내면 모든 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리라 기대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쿠엔틴과 친구들은 예상치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아 나간다.

'페이퍼 타운'을 이끌어 가는 가장 큰 힘은 쿠엔틴과 그 친구인 벤, 레이더로 이루어진 삼총사의 앙상블이다. 여주인공인 마고가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하고 비밀스러운 캐릭터로 나오다 보니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석도 있지만, 그 부족함을 지금 막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세 남자 배우들이 말끔히 채워준다. 마고를 찾기 위해 로드 트립에 나선 이들이 자동차 좌석에 앉아 주고 받는 대화는 그 가운데서도 백미다. 철 없고 한심해서 오히려 더 귀엽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마지막, 짧지만 다사다난했던 여정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이들이 진한 포옹 후 대학 진학을 위해 서로 다른 길로 차를 몰아 가는 장면은 그래서 더 싱그럽고 아름답다. 지난 일은 뒤로 하고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 주는 듯한 결론은 10대 관객들에겐 희망의 메시지를, 성인 관객들에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만 같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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