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갱년기 증세와 비슷"

Los Angeles

2015.08.18 18:4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갑상선 문제 60세 이상 여성들에겐 흔해
호로몬 이상 여성 4명중 1명에게 발생
갑상선 이상 생기면 피곤하고 성격 예민
신진대사 좌우하는 갑상선 피검사로 진단


"60세 이상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뭐에요?" 요즘 부쩍 중년 이상의 여성들로부터 듣는 질문이다. 2017년 대선의 유력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리턴 전 국무장관(67세)의 주치의가 그녀의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하면서 "갑상선 기능 저하가 있는데 이것은 60세 이상 여성들에게는 흔한 것으로 (대통령직 수행에)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 것 때문이다. 중년 여성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차민영 내과전문의를 만났다.

-실제로 환자 중에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가진 여성들이 많나.

"통계를 보면 보통 '갱년기(menapause)' 여성 중에서 4명 중 1명이 이 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환자 중에도 비율이 그 정도는 된다고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갱년기(혹은 폐경기)의 흔한 증세와 비슷하기 때문에 여전히 갱년기증세로 생각하여 치료받지 않으면 몸의 다른 기관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치의들은 환자들이 갱년기 증세를 말할 때 이를 잘 주시해서 원인이 갱년기인지 갑상선 기능 문제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갱년기 증세와 어떻게 비슷한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먼저, 갱년기 증세를 보자. 여성들이 처음에 갱년기 때문인지 모르고 몸에 뭔가 큰 이상이 생긴 것으로 걱정하면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요즘 뭔가 좀 하기만 하면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다'고 한다. 낮에 항상 피곤하니까 전체적으로 무기력해지고 그래서 짜증이 많아진다. 잠도 잘 오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먹고 운동하는데도 체중은 계속 올라간다. 결과적으로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전형적인 갱년기 증세인데 갑상선 기능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도 피곤증이다. 따라서 생활하는데 무기력해지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족이나 주변으로부터 히스테리가 많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잠도 잘 안 온다. 맥박이 느려지고(서맥) 특히 체중이 늘면서 변비가 심해진다. 손과 발이 여름에도 차갑다. 평상보다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울해 진다."

-왜 이 같은 증세들이 생기나.

"병명 그대로 갑상선 기능이 저하, 즉 정상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갑상선(thyroid)은 목 아랫부분에 대칭으로 양쪽에 5cm 정도로 마치 나비날개 모양과 같이 생겼다. 여기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데 이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신진대사를 좌우한다. 각 기관의 움직임을 빠르게, 느리게 혹은 수치를 높게, 낮게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예로 심장박동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체온을 높게 혹은 낮게 떨어뜨린다. 60세 이상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 이유는 다른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생성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노화현상이란 얘기다.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적어지니 기능도 옛날과 같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맥박이 늦어지고 체온이 떨어져 여름철에도 손과 발이 냉하게 된다. 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니 많이 먹지 않는데도 몸무게는 올라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꼭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의 하나는 특히 심장기능이 떨어져 심부전증(심장질환)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남자들도 생기나.

"여성이나 남성이나 갑상선 호르몬 기능은 같은데 남성과 여성의 발병 비율이 2:8 정도로 압도적으로 여성들에게 기능저하가 많이 나타난다. 분명한 의학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데 갱년기 이후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 호르몬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 진지 어떻게 알 수 있나.

"피검사를 하면 나온다. 일단 피검사 결과를 통해서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지 저하인지 또는 반대로 너무 활성화된 항진인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중년 여성이 이유없이 피곤하다고 하면 피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한다. 갑상선에 발생하는 의학적인 문제 중에서 현재로서 가장 치료가 부작용이 적으면서 잘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기 때문에 설사 진단이 내려졌다고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기 바란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현재 부족한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를 보충해 주면 된다. 현재 계속 치료 방법이 발달하여서 지금은 조그만 알약처럼 되어 있다. 약이라 하면 우선 부작용을 염려하시는데 이 약은 아주 적은 부류에 속한다. 의사처방대로 4~6주 정도 약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정상수치의 갑상선 호르몬으로 돌아온다."

-정상이 된 다음에 약을 끊으면 어떻게 되나.

"거듭 설명하지만 혈압약이나 당뇨약보다 훨씬 안전하고 쉽게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는 점이다. 그러니 의사가 진단하여 처방을 내릴 때 믿고 그대로 따라 주면 갱년기 증세와 중복되는 부분까지 사라지면서 행복하고 건강한 중년 이후의 삶을 즐길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없나.

"그보다는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평균보다 많음으로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 항진 증세'가 많다. 증세는 반대로 생각하면 쉽다.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도 거의 '벌렁거린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빨리 뛴다. 20대의 한 여성 환자는 하루종일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힘들다고도 했다. 체온이 올라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땀과 열이 나서 갱년기 증세와 종종 혼동된다. 치료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사용하는데 부작용이 많고 조정도 힘들다. 따라서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갑상선 세포를 인위적으로 파괴하는 방사선동의원소를 몸안에 넣어 기능저하 상태를 만든 다음에 떨어진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 약을 복용하게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치료와 같은 방법이다."

-유전성인가.

"요즘은 암 발병도 유전과 무관하게 나타나는 케이스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유전이냐 아니냐에 대한 정확한 판단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예방은 없나.

"일단 노화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피해 가기 힘들지만 그래도 웰빙으로 몸과 마음을 보살펴 왔다면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중년이상의 여성으로서 평소와 달리 유난히 피곤해짐을 느끼면 빨리 의사를 찾아가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거듭 조언하지만 치료하면 안전하게 정상으로 될 수 있는 증세이니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 하겠다."

김인순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