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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3200만명…불륜 사이트 애슐리매디슨 해킹 정보 노출

Los Angeles

2015.08.1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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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전화번호·주소 포함
공직 근무자 1만5000명 추정
불륜 반대 '임팩트팀' 해커들
"남성만 득시글, 여성은 가짜"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불륜 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지난달 해킹을 당한 후 혹여 개인정보가 노출될까 노심초사해온 수천만 명 남성 회원들에게 지난 18일은 인생 최악의 날이 됐을 듯하다.

주요 언론들은 19일 애슐리 매디슨을 상대로 대규모 해킹을 저지른 자칭 '임팩트 팀'이 애슐리 매디슨과 애슐리 매디슨을 운영하는 애비드 라이프 미디어(ALM)의 또다른 불륜 사이트 이스태블리쉬드멘(EM)의 3200만명 회원정보 9.7GB(기가바이트) 분량을 온라인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임팩트팀 해커들은 지난달 말 애슐리 매디슨을 해킹해 이 사이트 회원 3789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고 주장하면서 운영사에 불륜 사이트를 폐쇄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달 21일 회원 2명의 상세 정보를 '본보기'로 1차 공개한 바 있다.

그런데 보통 해킹 정보가 일반인이 찾기 힘든 곳에 공개되는데 반해 애슐리 매디슨 해킹 정보는 다크 웹(해커들이 이용하는 폐쇄적 인터넷 공간)에 공개되기는 했지만 토르 브라우저를 이용하면 접근할 수 있어 배우자에게 불륜 사실을 들킬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불륜 회원들이 여론의 지탄과 협박 등 피해를 입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해커들이 공개한 회원 정보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로그인 이력 등이 포함돼 있다.

각 회원이 그동안 불륜 사이트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를 보여주는 신용카드 결제내역도 상세히 공개됐다. 공직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회원이 1만5000명에 달했는데 이메일 주소에 군을 상징하는 'mil'과 정부를 뜻하는 'gov' 를 사용한 사람들이었다.

회원들이 불륜 상대를 구하기 위한 각종 구애 문구도 공개됐다. 캐나다 세관및 출입국 관련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한 회원은 "내가 15분의 여유시간이 있을 때 속옷이나 벌거벗은 차림으로 문 앞에서 깜짝 쇼를 벌여줄 수 있는 사람" "각종 변태 성행위도 가능"이라는 원색적인 문구도 있었다.

그러나 해커들이 공개한 정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애슐리 매디슨 사용자의 90~95%가 남성이라는 것이었다. IT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임팩트 팀은 해킹 정보를 공개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ALM 회원들 가운데 수 천명 여성들은 가짜였다"며 "당신이 세계 최대 불륜 사이트에 접속을 해도 불륜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상대방도 여자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비아냥거렸다. "ALM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으니 ALM을 고소해 손해 배상을 요구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ALM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 해킹이 아니라 단순히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범죄"라며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음을 확인했다.

유부남 데이팅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과 성공한 부자 남성과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만남을 중개하는 이스태블리쉬드멘을 운영하는 ALM은 최근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2억달러를 공모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해킹 사건으로 당분간 IPO가 불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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