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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음악 있다는 것 처음 알았다"

Los Angeles

2015.08.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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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첫 록음악 공연 밴드…북한 관객 반응 전해
"세상에 이런 음악도 있구나."

록 음악을 처음으로 접한 북한 주민의 반응이다.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공연한 슬로베니아 록 밴드 '라이바흐(Laibach)'가 25일 음악전문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공연과 관객 반응 등을 전했다. 그들은 지난 19일과 20일 평양 봉화예술극장과 금성학원에서 각각 공연했다.

라이바흐는 "북한 공연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라이바흐의 대표 격인 이보 살리거는 "평양에서 처음으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면서 "라이바흐는 결성된 이래 전체주의를 다뤄왔기 때문에 북한 방문은 꼭 해야 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예의가 바른 관객이었다"고 전했다.

살리거는 북한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노래들을 주로 편곡해 연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레미'라는 노래가 연주될 때 관객들이 머리를 까딱거렸다고 전했다.

살리거는 북한 주민이 자신들이 연주하는 것과 같은 음악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듯 했다며, 그래도 예의 바르게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고 공연이 완전히 끝났을 때는 기립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라이바흐 단원들을 최고로 존중하고, 친절하고 너그럽게 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가난하고 고립됐으며 매우 억압적인 정치체제이지만 주민들은 환상적이고, 소중한 지혜를 갖고 있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맥주는 아주 훌륭했으며,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반면 자유롭게 이곳 저곳을 다닐 수 없었던 사실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북한 관객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는 북한 관객 중 나이가 지긋한 남성이 공연 뒤 "이 세상에 이런 음악도 있다는 것을 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단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라이바흐는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의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록 밴드 가운데 하나다.

공연 때 군복을 입고 전체주의와 사회주의를 연상케 하는 영상 상영 등의 행동으로 논란을 빚기도 한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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