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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데일 복숭아 농장]물놀이하다 복숭아따다 신선 놀음이 따로 있나

Los Angeles

2005.08.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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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농촌이라 명절때마다 시골을 찾곤 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정겹고 소박했던 농가의 풍경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담한 집 옆에 얼기설기 늘어선 농기구들 오밀조밀 자리한 텃밭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짚단 여기저기 자유스레 길러지고 있는 가축들까지.

한국에서도 사라져만 가고 있는 이같은 풍경을 LA에서 북쪽으로 70여마일 떨어진 팜데일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한인들에게 농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만한 작은 농원인 이 곳은 한의사인 유도열씨가 운영하는 '신농원'. 복숭아가 한창 무르익어 여름철 농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는 이 곳은 '만인의 시골 고향집'처럼 일반에 오픈되어 있다.

8월의 신농원에는 뒤뜰 과수원 안 빽빽하게 자란 복숭아 나무 500여그루에 알알이 익은 복숭아가 주렁주렁이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아 그 알은 다소 작을지 몰라도 당도만은 매우 높아 그 맛이 꿀맛이다.

농원내에서 복숭아를 따먹는 것은 자유. 집으로 가져가 먹으려 한다면 봉지당 5달러를 지불하면 된다. 이 가격으로는 과수원 유지하는 '물값'도 안나온다지만 한인들에게 과실 수확의 기쁨과 재미를 느끼게 하려는 농장주 유씨의 배려다. 다만 복숭아를 너무 많이 따놓고 바닥에 늘어놓은채 잘 익은 몇개만 골라가는 것은 금물이라고 한다.

또한 이 지역은 LA보다 평균 10도가량 기온이 높기 때문에 따가운 햇빛을 가릴만한 모자나 선블록 크림 준비는 필수다.

과수원 안에는 돼지 거위 등의 가축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익숙치 않은 가축들의 모습에 기겁을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친근해 금방 익숙해진다. 아이들은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기쁨이 더한지 한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어 과수원 내에서 동물들과 숨바꼭질을 해대기도 한다.

이곳에선 '웰빙욕구'도 채울 수 있다. 제대로된 시골 보양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 푹푹 찌는 삼복 더위 삼계탕을 챙겨 먹던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의사인 유씨의 건강론 아래 제공되는 음식들은 하나하나가 맛깔나기 이를데 없다. 농원을 방문하기 전 미리 연락을 취하면 한약재를 먹여 기른 무가공 오리 구이 멧돼지 구이 삼계탕 등을 맛 볼 수 있는데 재료도 재료이거니와 조미료를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깔끔하게 내어진 자연산 비듬나물 취나물 열무 된장 무침도 일품이며 한약재와 함께 끓여 그 국물 자체가 탕약과 같다는 대구찌게도 얼큰하다. 음식값은 4인기준 맞춤 메뉴로 100달러 수준.

60여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어 단체 야유회용으로도 그만이다. 가라오케를 즐길 수도 있고 어둠속 하늘에서 쏟아져 내릴듯한 별 구경을 할 수도 있다. 유독 천문학자들이 많이 거주할 정도로 하늘의 별이 촘촘히 박혀있는 곳이라 별구경의 감동은 더욱 크다. 하룻밤도 지낼 수 있다. 손님들을 위한 세면시설이 잘 돼 있어 특별한 준비없이도 숙박이 가능하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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