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므로 지상일정 연결공항이 어디냐에 따라 시간적으로 다소 차이가 생긴다.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을 이용할 경우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지나 오클랜드와 베이브리지를 거쳐 버클리-리치몬드 지역을 통과해야 하므로 시간은 좀 걸릴지 몰라도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돌아본다는 이점이 있는가 하면 오클랜드 공항을 경유할 경우 샌프란시스코를 건너뛰는 대신 1시간에서 1시간반 가량의 시간절약이 되므로 그만큼 여유로운 일정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다. 좀 부지런히 항공 예약을 할 수만 있다면 새크라멘토 공항을 이용 나머지 지상 일정을 보다 여유롭게 진행하면서 가주의 주도를 돌아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 아닐까 싶다.
◇ 새크라멘토 : 황금의 도시-축복의 도시
제일 먼저 들를 곳은 가주 주의회 의사당. 새크라멘토 리버에서 아메리칸 리버로 갈라지는 동남쪽에 자리잡은 새크라멘토 다운타운은 언제 보아도 도시 구획이 잘 된 깨끗한 도시이긴 하지만 왠지 활기가 없는 한물 간 도시인듯한 인상이 든다. 1848년 아메리칸 리버 자락에서의 금의 발견으로 오늘날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캘리포니아 드림을 실현시킨 시발점이면서도 도시의 위엄과 풍족함은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에도 못 미치는 그저 허울뿐의 자리로 남아있는 모습이 마치 최초로 황금을 찾아낸 제임스 마샬과 존 서터의 마지막 운명처럼 초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북쪽으로는 올리브의 도시인 코닝을 비롯한 끝도 없는 올리브 단지 서쪽으로는 이지역 쌀농사의 학문적 밑거름이 되고 있는 UC 데이비스와 이를 둘러싼 광활한 황금의 벌판 남쪽으로는 260여 마일에 걸쳐 펼쳐있는 샌호아킨 밸리 등 말 그대로 황금벌판의 도시인것만은 틀림이 없다. 또 새크라멘토라는 이름 자체가 천주교 전례의 핵심인 성찬과 칠성사를 이르는 말로 종교적으로도 더없이 거룩한 이름의 도시라 하겠다.
◇ 코닝 : 올리브시티
새크라멘토 외곽 서쪽으로 벗어나 다시 5번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는 벌판을 북상하노라면 윌로우와 올랜드를 지나 대략 두시간 거리 약 93마일 지점에 코닝이라는 작은 도시에 닿는다. 새크라멘토에서 오리건 주와의 경계까지의 3분의1쯤 거리에 위치해서인지 거대한 화물차휴게소가 있는 교통의 요충지인데 트럭 운전자들의 휴식과 트럭 정비는 물론 일반여행자들까지 편하게 쉬면서 식사까지 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 있어 시간만 맞으면 이 곳에서의 점심식사도 생각해볼만 하다.
1907년에 시로 승격됐으며 인구 6825명의 이 도시는 말 그대로 올리브 시티다. 미국 전체 올리브의 반 정도가 이곳에서 생산되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올리브 가공 공장이 이곳에 있다.
쌀고장이라는 뜻의 라이스빌이란 이름의 조그만 마을이 현재 코닝의 중심지에서 서쪽으로 1마일 지점에 있었는데 1882년 철도가 놓이면서 중심지가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1890년 경 이곳에 정착한 워렌 우드슨과 그의 동맹자 찰스 포스터가 동부사람들에 대한 부동산 판매진흥책의 일환으로 이 곳에 각종 과목들을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이 곳을 올리브 시티가 되게 한 계기이다. 이밖에도 아몬드 호두 복숭아 소와 양을 포함한 목축업으로도 유명하다.
이제 코닝을 떠나 북쪽으로 42마일쯤 서쪽으로 레딩이란 꽤 큰 도시를 지나게 되며 다시 10마일쯤 더 오르면 큰 호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바로 샤스타댐 샤스타 캐번스로 유명한 샤스타 레이크다. 좀 이른 비행기로 최소한 오클랜드나 새크라멘토로 도착하는 일정이라면 샤스타 레이크와 샤스타 댐 그리고 샤스타 캐번스는 꼭 둘러봐야 할 코스다.
◇ 샤스타 레이크 & 샤스타 댐
샤스타 댐 건설로 만들어진 샤스타 레이크는 북쪽으로 새크라멘토 밸리에서부터 남쪽으로 샌 호아킨 밸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를 꿈의 농경지로 만들어주는 수계의 맏형이 되었다. 1873년 미육군공병단의 이지역 수계현황조사를 시작으로 1935년 마침내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재가와 함께 샤스타 댐 건설을 포함한 '센트럴 밸리 프로젝트'가 완성됨으로써 지금까지 19곳의 저수지 9곳의 발전소 수천 마일에 이르는 수로가 완공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식수와 산업용수를 풍족하게 해줌은 물론 캘리포니아 최대의 발전 시설이 된 58만3000 킬로와트 용량의 샤스타 발전소에서는 시간당 20억 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레크레이션이란 두 단어는 동의어'라는 말들을 하곤 한다. 이 말을 대변이라도 하듯 샤스타 레이크는 연간 200만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는 미 서부 지역 주요 국립 유원지 중에 하나다. 만수가 되면 전체 해안선의 길이가 365마일이 되며 그 표면적이 3만에이커에 이른다. 북쪽으로 1만4162피트 높이의 설산인 마운트 샤스타를 배경으로 그림같이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쌓인 이 호수에는 또 샤스타 캐번스가 있어 볼거리와 함께 더 없는 탐험의 대상이 되어준다.
또 낚시가 취미라면 이 곳이야말로 꿈의 낚시터가 되어준다. 온수어종인 블루질 크래피 배스 그리고 불헤드 화이트 캣피스 등이 무궁무진하며 냉수어종으로 레인보우 트라우트 브라운 트라우트 등이 낚시꾼들의 실력을 겨루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