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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웃음과 감동주는 '웃픈' 러브스토리

Los Angeles

2015.09.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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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영문제목 The Beauty Inside)
감독: 백감독
출연: 한효주, 이동휘
장르: 멜로, 로맨스
등급: 없음 (한국은 12세 이상 관람가)


가구 디자이너 우진에겐 남 모를 비밀이 하나 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다. 국적과 연령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넘나들며 변화무쌍하게 외모가 변한다. 우진의 그런 비밀을 알고 있는 이는 어머니(문숙)와 친구 상백(이동휘)뿐. 그런 그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가구점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인 이수(한효주)다. 우진은 용기 내어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판타지 멜로를 표방한다. 남자 주인공 우진이 매일 아침, 얼굴과 모습이 바뀌는 건 아무리 판타지라 해도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설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건 남녀의 사랑이다. 영화는 판타지로 시작하지만, 결국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로 귀결된다.

자고 일어나면,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남자와, 그런 남자의 곁을 지키며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 붓는 여자.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지만, 감독은 두 남녀에게 각각의 사연과 고민을 적절하게 배분하며, 독특한 서사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매일 아침 다른 얼굴과 모습으로 깨어나는, 고통스러운 운명을 지닌 우진에게 사랑이란 과연 허락될 수 있는 감정일까. 내일은 또 어떤 낯선 얼굴을 하고 나타날지 모를 남자를 가슴 졸이며 사랑해야 하는 이수의 운명은 또 얼마나 불안하고 가혹한가.

영화는 '웃픈(웃기고 슬픈)' 우진의 사연으로 시작해, 비현실적인 고민을 현실적으로 껴안아야 하는 이수의 가슴앓이로 이어지며, 결국 이들의 사랑이 우리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는 두 남녀의 일상과 감정이, 광고처럼 우아한 느낌의 화면에 세밀하게 펼쳐지며, 우진의 변신에 얽힌 에피소드가 소소한 웃음을 안겨준다. 뻔한 로맨스의 공식을 답습하는 엔딩이 아쉽지만, 제목이 의미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주제를 전달하는 데 그 이상의 선택은 없을 것 같다. 겉모습은 매일 바뀌지만, 한 여인을 향한 마음은 변치 않는 우진의 사랑이 빛나는 건, 외양은 한결같아도 속마음이 널 뛰듯 수시로 바뀌는 '경박한' 사랑이 세상에 넘쳐나기 때문 아닐까.

'뷰티 인사이드'는 LA CGV를 비롯, 시애틀, 애틀란타, 시카고, 뉴욕, 뉴저지,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등 북미 주요 도시에서 오늘(11일)부터 상영된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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