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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부하는 아이]아기장수 우투리

Washington DC

2015.09.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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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회·공부습관 예스클래스 러닝센터 원장
임금이 백성들을 종처럼 부리던 시절, 백성들은 영웅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살던 부부가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름을 우투리라고 지었는데, 아이는 태어날 때 탯줄이 잘라지지 않아 억새풀로 간신히 잘랐답니다. 우투리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날개가 있는 아이는 영웅이 될 거라고 해서 나라에서는 이런 아이를 잡아서 죽이려고 했지요.

부부는 우투리를 데리고 산속으로 숨었지만 나라에서는 아이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었습니다. 어느날 우투리는 어머니에게 콩 한말을 볶아 달라고 하여 그 콩으로 갑옷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콩 한알을 집어 먹은 바람에 겨드랑이 밑을 가리지 못했습니다. 우투리는 잡으러 온 군사들과 맞서다 겨드랑이에 화살을 맞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우투리는 죽기 전에 어머니에게 자기가 죽으면 좁쌀과 콩과 팥 서 되씩을 바위산에 함께 묻고 3년 동안 아무에게도 가르쳐 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투리가 죽고 3년이 되어갈 무렵 그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 임금은 군대를 끌고 찾아 나섭니다. 임금이 우투리가 묻힌 곳을 말하라고 위협하자 어머니는 아들이 묻힌 바위산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날 때 억새풀로 탯줄을 잘랐다는 것을 말합니다. 군사들이 억새풀로 바위를 내려치니 바위가 열렸습니다. 이때 좁쌀과 콩과 팥은 병사와 말과 투구가 되어 있고 우투리는 막 말을 타려는 순간이었습니다. 바위가 갈라지면서 우투리와 병사들은 눈처럼 녹아버렸습니다. 우투리가 바위산에 묻힌지 3년에서 딱 하루가 모자란 날이었습니다. 우투리가 사라지는 순간 지리산 자락 냇가에 날개 달린 말이 나타나 사흘 밤낮을 울고 냇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문학적 해석으로 전설의 주인공이 신화와 다른 점은 늘 좌절한다는 겁니다. 단군과 주몽 등 신화의 주인공들은 자연이나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궁극적인 꿈을 성취합니다. 나라를 세우거나 부족을 일으키는 거지요. 하지만 전설의 주인공은 다릅니다. 우투리와 같이 이루지 못한 꿈이 한이 되어 꽃이나 나무나 새가 되거나 연못이나 산이 되어 슬픈 흔적으로 남습니다. 특히 우투리 어머니가 콩을 주워먹은 것처럼 가까운 사람이 조력자로서의 역할보다 방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듣는 이야기는 전설보다 신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누구누구네 집 아들이나 딸이 어떤 상을 받고, 어느 명문 대학에 들어가고, 어떤 대단한 직장에 들어가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야기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 신화 뒤에는 밝혀지지 않은 훨씬 더 많은 좌절의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들이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아이를 교육하는 것은 참으로 신중해야 합니다. 부모의 역할이 잘못되면 오히려 아이가 슬픈 전설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의: 703-314-2899, www.yesclass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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