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언트'는 2차대전을 배경으로 영국군은 비둘기로, 독일군은 매로, 프랑스 레지스탕스는 쥐로 묘사한다. 섹시한 분위기의 여자 레지스탕스의 이름은 드골을 빗대 샤를르 드걸로 지었다.
'스튜어트 리틀'에 나오는 새 캐릭터를 리사이클 했나? '밸리언트'(Valient)의 메인 캐릭터인 비둘기와 매를 처음 볼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의 독창성은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
그럼 스토리는? 이것도 신선도가 그리 높지 않다. 2차대전이 한창인 영국. 적진 깊숙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은 비둘기 전령부대. 밸리언트(이원 맥그리거)는 왜소한 체구 때문에 입대에 실패할 뻔하지만 가까스로 전령부대에 들어간다. 밸리언트의 영웅은 역전의 용사 것시(휴 로리). 아직 훈련이 끝나지 않은 밸리언트와 전우 앞에 것시가 나타난다. 상황이 급박해 훈련병도 투입되야 한다. 이들은 바다를 건너 적진을 뚫고 레지스탕스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G 등급의 애니메이션이지만 '밸리언트'는 명백한 전쟁영화다. 총과 포격이 없을 뿐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이야기다. 코믹과 웃음을 섞었지만 예전 2차대전 영화의 구조와 캐릭터를 새라는 주인공에 그대로 대입했다. 비둘기의 침투를 막는 매 폰 탈론(팀 커리)의 복장과 행동은 나치 독일군이다. 프랑스 레지스탕스는 쥐로 등장한다.
심지어 영화가 끝나면 2차 대전 당시 새와 개 등 전과를 올린 동물에게도 훈장이 수여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연락병으로 등장하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애니메이션 영화가 전쟁영화를 이렇게 그대로 답습하는 건 참 드물다. 이것도 테러와의 전쟁의 영향이라고 봐야 하나. 그러고 보면 '밸리언트'가 리사이클한 것은 새 캐릭터가 아니라 2차대전 전쟁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