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남가주사랑의교회 청년부 담당목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사랑의교회(당시 상항한인장로교회)로 이임하는 이강일 목사를 인터뷰 한지 11년 만이다. 다시 마주 앉았는데 머리카락이 절반 넘게 희다. 올해 55세. 대부분 목회자는 이쯤 되면 안정을 바란다. 이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옮기기로 했단다. 그것도 타 도시가 아니라 태평양 건너 한국으로.
10여 년전 남가주에서 매주 출석만 800~900명을 기록했던 대형 청년 사역을 일궈내며 미주 한인 사역에 한 획을 그은 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목회가 궁금했다. 이것 저것 살펴보니 지금까지 10년은 노숙자 사랑의 점퍼, 수감자 돕기 운동 등 미주 한인 교회의 대 커뮤니티 사역과 음지 사역에 애 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샌프란시스코 목회에서 뭘 남기셨나요?
“사람이죠. 사람을 세웠습니다. 과거 청년부 시절 4주간 교육 후 등록 교인이 됐죠. SF에서는 8주 교육 후 정식 교인 등록합니다. 처음에 왔을때 40여 명이었는데 어제 등록 교인 번호를 보니 783번이었네요. 부부는 한 번호를 주니 1000명은 넘는다고 보는데. 이들이 세계 곳곳에 나가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 제일 많고, 자주 연락하는데 열심히 믿고 있더라구요.”
그렇다면 왜 떠나는지 더 궁금해졌다.
“55세면 목회적인 면이나 생활적인 면 모두 안정을 찾을 때 인데. 한국의 교회로, 그것도 충북 청주로 가십니다”
“샌프란시스코 참 좋죠. 아름답고, 안정되고…. 그런데 어느날 내 가슴에 있는 사역의 열정을 한번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그후로 뭔가 불기둥 같은게 솟아 올랐어요. 선교… 사역… 사명… ‘그래 나이가 문제냐?’ 결심했죠”
“한국은 그렇다 치고, 왜 청주죠? 연고가 있나요?”
“그 교회가 충북에서는 제일 큰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무너졌죠. 2500명 예배당에 300명 좀 넘게 출석하고 있습니다. 오지나 미국 사역보다 내 조국, 내 나라의 무너진 곳 사역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너진 곳에 다시 영성을 불어넣고 싶다…. 다시 세우고 싶다. 이런 거죠.”
“원래 스타일이 청년스러우신데”
“좀 그렇죠. 목회를 하는데 교회 안에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디딤돌 아니면 거침돌. 근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교회 안에 두 부류는 맞는데, 거침돌은 없어요. 디딤돌 아니면 주춧돌입니다. 장로님들과 오래 교회를 섬기신 분들을 주춧돌과 디딤돌로 해서 새 바람을 같이 만들 예정입니다. 제 사역의 마지막 임지라고 생각합니다. 천국에 갔을 때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반갑게 만나고 싶습니다.”
지난 20일 SF 사랑의교회 공동의회를 통해 신임·이임 목사 투표가 완료됐다. 이강일 목사는 27일 마지막 설교를 한 후 29일 한국으로 떠난다. SF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는 남가주 사랑의교회 이성진 부목사가 부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