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의 역할과 표정에 따른 심리묘사가 잘 표현된 그림이 김홍도(金弘道ㆍ1745~?)의
<활쏘기>
다.
활 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장정들과 군관의 얼굴 표정 및 몸놀림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화면 왼편에서 활을 쏘려고 준비자세를 취하며 시위를 당기고 있는 장정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얼굴을 찌푸린 채 서 있는데, 그의 얼굴에는 잘 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한 심리적 상태가 반영돼 있다.
표정을 보아하니 ‘활이야 살이야’하며 선생에게 꽤 야단을 맞은 모양이다.
부루퉁한 얼굴이며 엉거주춤한 자세며 영 자신 없어 보인다.
그에 비해 활 쏘는 장정을 가르치고 있는 군관의 얼굴과 자세에는 자상함과 확신에 찬 침착함이 깃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장정의 자세는 잔뜩 굳어 있는 데 비해 군관의 자세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그 옛날 활이라면 오늘날 총이나 마찬가지로 위험한 무기였기 때문에 가르칠 때면 여간 엄하게 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김홍도는 얼굴 표정만이 아니라 몸의 자세로도 인물의 심리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화면의 오른편 위쪽에 그려진 사람은 바위에 앉아 화살이 곧고 바른지 점검하고 있으며, 그 아래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장정은 활을 점검하고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고 있는 4인의 모습을 연결하여 구도를 잡아보면 기울어진 역삼각형이 된다.
이 구도는 활 쏘는 장소의 활기를 북돋우는 데 적절한 구도라고 말할 수 있다.
김홍도의
<풍속화첩>
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 김홍도는 강하면서도 분명하고 확신에 찬 먹선을 고도의 숙련된 솜씨로 사용해 다양한 풍속의 심리적 정황을 예리하게 묘사해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김홍도에 의해 조선시대에 비로소 풍속화가 꽃을 피우게 되었는데, 그의 이러한 기량은 신윤복과 김득신에게 영향을 주어 조선시대 풍속화의 전성기를 낳게 되었다.
김홍도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화가다.
호는 단원(檀園)ㆍ단구(丹邱)ㆍ서호(西湖) 등이다.
강세황(姜世晃)의 천거로 도화서 화원이 됐다.
산수화ㆍ인물화ㆍ신선화ㆍ불화ㆍ풍속화에 모두 능하였고, 특히 산수화와 풍속화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산수화는 사실(寫實)묘사와 조국애가 어울려서 조국 강산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또, 풍속화는 서민사회의 생활정서와 농ㆍ상ㆍ공 등의 생활정서를 주제로 하여 그들의 생활모습을 익살스럽고 구수한 필치로 그린, 일종의 사회풍자를 곁들인 작품들이다.
기법도 서양에서 들어온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여 과감히 시도했는데, 용주사의
<삼세여래후불탱화>
에서 볼 수 있듯이 색채의 농담과 명암으로써 깊고 얕음과 원근감을 나타낸, 이른바 훈염기법(暈染技法)이 그것이다.
작품에
<쌍치도(雙雉圖)>
<군선도병(群仙圖屛)>
<선동취적도(仙童吹笛圖)>
<풍속화첩(風俗畵帖: 야공도ㆍ서당도ㆍ씨름도ㆍ무악도 등)>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등이 있다.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풍속화첩(風俗畵帖:>
선동취적도(仙童吹笛圖)>
군선도병(群仙圖屛)>
쌍치도(雙雉圖)>
삼세여래후불탱화>
풍속화첩>
활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