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Homeward Bound)라는 제목이 붙은 박수근의 작품이 패서디나의 'USC 퍼시픽 아시아 뮤지엄'(USC PAM:USC Pacific Asia Museum)에 영구 전시된다.
머리에 바구니를 이고, 등에는 아이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낙들의 뒷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USC PAM의 후원자인 허브 누트바(Herb Nootbaar)가 오랫동안 귀하게 지니고 있던 그림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최근 뮤지엄에 기증했다.
한국화가로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박수근(1914-1965·사진)이 1964년 제작한 이 작품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가로 20인치 세로 15인치 사이즈. 51세의 나이로 비교적 일찍 세상을 떠난 그가 사망하기 1년 전에 그린, 소박한 서민적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한국적 주제의 그림이다.
USC PAM은 지난달 초 연례 기금모금 행사에서 허브 누트바의 박수근 작품 기증을 공식 발표했으며 오는 17일 프리뷰를 갖고 일반에 오픈할 계획이다.
이 행사에서 USC PAM의 크리스틴 유 유 관장은 "한국의 밀레로 불리는 박수근의 걸작을 소장하게돼 엄청난 기쁨이며 영광"이라며 "특별히 아시아의 현대 미술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때 이 작품을 소장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기증자 허브 누트바에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양구 보통학교 졸업 후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한 미석(美石) 박수근은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 화단에 등장했으며 해방 후인 1952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59년 국전 추천작가가 되었고 3년 후에는 국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회백색을 주로 한 단조로운 톤의 오일 페인트를 계속 겹쳐 바르는 독특한 화법으로 시장, 빨래터, 노상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 그의 작품은 한국에서는 물론 국제 경매에서도 수백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낙찰되며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그의 고향인 강원도 양구군에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건립됐으며 1980년 대한민국 정부는 은관 문화훈장을 추서했다.
USC PAM은 남가주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지역 작품을 전문으로 소장, 전시하는 뮤지엄. 1971년 창설 후 지속적으로 아시아 미술품을 콜렉션해 오며 미국에서 손꼽히는 아시아 뮤지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