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 W 부시(91) 전 대통령은 그동안 후임 행정부에 대해 누가 되지 않도록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던 부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것도 아들인 조지 W 부시 행정부 최고위 관리이자 핵심 참모였던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아들 부시에 대해서는 북한.이란.이라크를 지칭해 '악의 축' 발언을 한 것이 북미관계와 북핵 협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5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오는 10일 '운명과 권력: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아메리칸 오디세이'란 자서전을 출간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자극적인 수사는 신문의 제목을 장식하기는 쉽지만, 외교적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면서 "악의 축 발언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니 전 부통령과 럼즈펠드 전 장관이 9.11 테러에 대응하면서 아들 부시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9.11 테러 이후 중동에 대한 대응은 강경일변도 정책뿐이었다"며 "나와 함께 일했던 딕 체니가 강경한 매파가 돼버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체니 전 부통령이 자신의 사무실에 안보팀을 꾸리는 등 독자적으로 행동하면서 무력을 쓰거나 사사건건 싸우기를 원하는 '꼴통'('(iron-ass)이 됐다고 비난했다.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더욱 심하게 혹평했다. 대통령을 형편없이 보좌했고 겸손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 부족했다면서 '거만한 친구'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