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통해 톱스타로 떠올라 시리즈 최종편 20일 전세계 개봉 "대작 영화 영향력 실감했던 시간 친 조카들과 마지막 촬영 함께 해" 제니퍼 로렌스는 지금 두 말 할 나위 없이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다. 그리고 '헝거 게임' 시리즈는 의심의 어지 없이 지금의 제니퍼 로렌스를 있게 해준 작품이다. 이전까지 그저 '떠오르는 신예' 정도였던 제니퍼 로렌스는, '헝거 게임'의 캣니스 캐릭터와 함께 빠르게 성장해 톱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그런 만큼, 캣니스와의 작별을 앞 둔 제니퍼 로렌스의 심경도 남다르리란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 '헝거 게임:모킹제이 파트2(The Hunger Games: Mockingjay Part2)'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제니퍼 로렌스를 베벌리힐스 포시즌 호텔에서 만났다. 로렌스는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질문은 물론 배우로서의 삶과 최근 화제가 된 출연료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도 솔직하고 털털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 '헝거 게임' 시리즈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어떤가. "아직은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캣니스의 삶이 연장된 느낌이다. 영화가 개봉되고 프로모션 활동이 끝나면 그제야 캣니스와 작별을 했다는 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지난 수년간 내 인생에 너무나 큰 부분이었던 영화가 끝났다는 게 조금은 이상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도 같다. 어쩌면 나도 이제 매 영화가 끝날 때마다 정들었던 캐릭터와 작별하는 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마지막 촬영 때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내겐 마지막 촬영이 두 번이었다. 베를린에서 모든 출연진들과 함께 한 장면을 마쳤을 때가 '공식적'인 마지막 촬영이었다면, 1년 후 영화의 엔딩 장면을 위한 추가 촬영을 했을 때가 개인적으로는 더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이때는 친 조카들이 내 아이들 역으로 출연하게 돼 함께 촬영을 할 기회가 있었다. 진짜 가족과 함께 내 삶의 한 부분이었던 영화의 마지막 촬영을 할 수 있어 정말 뜻 깊었다." - '헝거 게임' 시리즈의 흥행 대성공 이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영향력을 실감하나. "이런 대작 영화의 일부분이 된다는 게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실히 느꼈다. 강하고 멋진 여성인 캣니스 캐릭터의 공이 크다. 나 자신의 영향력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영화의 힘이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의 힘이다. 그 영향력이 나에게서 온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의미는 바로 퇴색된다고 생각한다." -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 평화로운 삶을 택하는 캣니스처럼 할리우드를 떠나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는 없나. "가끔은 영화판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언젠가는 은퇴해서 조용하게 살고 싶어질 날이 오겠지만, 지금은 한적한 곳에 살라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촬영이 없을 때도 자신을 바쁘게 만들어야 성에 찬다." - 수년간 휴식기 없이 계속해서 작품을 해 왔는데. "배우의 삶이란 게, 촬영 중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도시에 갇혀 하루 13~16시간씩 일을 하다가 작품이 끝나고 나면 갑자기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지는 생활의 연속이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아무 목표 없이 눈을 떴다가, 뭐 하나 이룬 것 없이 잠드는 일상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거의 강박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주말에도 계속 감독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대본을 읽거나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을 각본을 써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 여배우들의 출연료 불평등 문제에 관해 한 매체에 기고한 글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내가 함께 연기했던 남자 배우들에 비해 출연료를 적게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여배우들에게 출연료를 덜 준다는 사실을 불평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남자 배우들이 더 좋은 조건을 위해 당당히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는 달리, 여자라는 이유로 정당한 출연료를 받고 몸값을 높이기 위해 싸우길 주저하는 나 자신의 정신 상태가 문제였다는 점을 고백하고 싶었다. 영화사 입장에선 잘못한 게 없다. 그쪽 입장에선 배우가 요구하지 않는데, 돈을 더 줄 이유가 없다. 핵심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두려움이 나 자신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남자들은 결코 그런 걱정을 하느라 주저하는 법이 없지 않나. 심지어 그 글이 발표된 이후에도 어떤 기사는 '제니퍼 로렌스의 발칙하고 무례한 발언'이란 표현을 썼더라.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그 즉시 발칙한 사람으로 비친단 뜻이다. 남성이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한다고 이런 식의 표현을 쓰는 경우는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 지난 수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 "정말 운이 좋았다. '헝거 게임' 1편 촬영을 마무리하자마자 2주 후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실버 라이닝스 플레이북' 오디션을 봤으니, 그때만 해도 아무도 오늘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돌아보면 가끔은 쉬고 싶은 시간도 있었고,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이 영화와 캐릭터가 지닐 영향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평할 수 없었다.난 사람들이 내 영화를 보며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으면 한다. 쉬기 보단, 계속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 -스타덤에 오르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텐데.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내 일이다. 난 그냥 '워킹 우먼'이다. 물론 난 연기를 사랑한다. 하지만 난 이 촬영장에서 저 촬영장으로 옮겨다니고, 영화를 홍보하느라 이곳 저곳을 누비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느끼는 나는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대하는 나는 어느새 달라져 있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 역시 익숙해졌다. 이젠 내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나만의 일상이 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원치 않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일을 하는 동안에는 어느 정도 세상으로부터 고립돼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떠들고 싶은 대로 떠들라고 내버려두고, 난 내 일을 하면 된다." # 영화_공연_뮤지컬_금주의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