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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선교회, 인종 구별없이 주님사랑 듬뿍

Los Angeles

2005.11.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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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이와 함께 하도록 기도'
 무지개 선교회는 지난 22일 추수감사절 터키 파티를 갖고 사랑을 나눴다. 이지혜 선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터키를 자르고 있다.  〈임상범 기자>

무지개 선교회는 지난 22일 추수감사절 터키 파티를 갖고 사랑을 나눴다. 이지혜 선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터키를 자르고 있다. 〈임상범 기자>

노란 머리의 제이미는 이제 한 살 반이다. 피부가 뽀얀 건강한 아기다. 세 살짜리 형 에디도 토실토실한 귀여운 개구쟁이다. 추수감사절 만찬이 차려진 저녁 아이들은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재롱을 떨었다.

올 추수감사절은 특별한 날이다. 엄마와 함께 처음으로 평온하고 즐겁게 맞이한 추수감사절이다. 피부색과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지만 무지개선교회 가정에서 아이들은 감사와 기쁨을 경험하는 첫 단추를 끼웠다.

제이미는 머리 안에 물혹이 있다. 수술을 해야 한다. 에디는 발 한쪽이 기형이다. 엄마가 임신 중에 마약을 복용한 탓이다. 무지개선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곱 살 켈라 역시 엄마가 마약 중독 상태에서 세상에 태어났다. 다운신드롬 장애인이다.

'무지개 가정'의 가장인 이지혜 전도사에게 연신 한국말을 묻는 열 살 난 크리스도 마약을 복용 중인 엄마에게서 출생했다.

온 식구가 둘러앉은 식탁에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터키가 올랐고 샐러드와 과실이 접시에 담겨졌다. 네 명의 어린이와 네 명의 여인들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사역자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 앉기엔 비좁은 자리였다. 그러나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리면서 이들의 가슴에는 뜨거운 울음이 터져 올랐다.

기적 같은 변화와 새로운 삶의 소망을 이끈 은혜에 감사 또 감사하는 감동이 솟구친 것이다.

바로 일 년 전 만해도 꿈도 꿀 수 없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모텔에서 냉동식품과 도넛으로 아이들과 연명하며 마약을 찾아 헤매던 날이었다. 교도소 차가운 감방에서 헤어진 아이를 그리며 눈물로 보낸 추수감사절이었다. 어두운 거리에 나가 몸을 살 남자를 기다리며 지샌 저녁이었다.

미혼모나 가정폭력 피해여성 마약중독 여성과 매춘여성을 위한 쉼터는 그래도 눈에 띈다. 그러나 무지개선교회처럼 엄마와 자녀가 헤어지지 않고 함께 생활하며 갱생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특히 어린 자녀에게는 엄마와 같은 집에 머물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대개의 경우 돌볼 어른이 없어 위탁기관에 맡겨진다.

이지혜 전도사가 세운 무지개선교회는 풀러턴의 자그마한 하우스에 자리 잡고 있다. 백인 히스패닉 한인 등 인종을 가리지 않고 주님의 사랑을 배우며 부활의 삶을 따라가고 있다.

"마리아는 일하러 나가서 밥을 같이 못 먹네요. 스타벅스에서 저녁마다 파트타임으로 일합니다. 낮에는 의료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언니 제시카도 함께 공부하고 있죠."

마약 중독과 매춘의 길을 나란히 걷던 자매의 극적인 변화로 가족 20여 명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고 교회에 나가고 있다. 자매는 이제 네 달 후 학교를 졸업하면 병원에서 일자리를 구할 계획이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지금까지 마흔 여덟 명의 여인들과 어린이들이 무지개 가정을 거쳐 갔다. 규칙을 지키지 않아 쫓겨난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신앙으로 치유되고 새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인디언계인 리나는 열아홉 살이었어요. 롱비치의 한 식당 주인이 연락을 해서 갔더니 아이 둘은 때가 새까맣고 리나는 마약냄새가 진동했어요. 여섯 달 후 상태가 너무 좋아져 리나의 엄마가 데리고 갔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렇게 가정으로 다시 복귀하는 케이스는 아주 드물어요."

가정폭력과 마약중독에 시달리던 한인 여성들도 여기서 재활에 성공해 단란한 가정을 회복하고 교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무지개 가정에서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Q.T. 시간을 갖는다. 성경 한 장을 읽고 요약한 뒤 자신의 삶에 적용하면서 기도문을 작성해야 한다.

성경 전문을 파악하는 12단계 바이블 클래스에도 참여하고 예배를 드린다. 미국교회인 빌리지처치 봉사팀이 월요일마다 부모의 역할을 제시하는 페어런팅 클래스를 열고 주고 있다.

매춘여성과 미혼모를 위한 구제 활동으로 유명한 월터 호빙 홈은 뉴욕의 전설적인 보석가게 티파니 창립주가 지원해 세워진 선교기관이다. 이 전도사는 이곳에서 8년간 일했다. 지금도 금요일마다 월터 호빙 홈에서 간증 시간을 인도하고 있다.

뜨개질을 가르치며 재활의 가능성을 전해주는 원미나 집사 카운슬러로 상처를 감싸 안는 신용미 전도사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면서도 밤에는 거리로 나가 홈리스와 매춘여성에게 복음을 전하는 박윤석 전도사. 상처투성이 여성과 어린이들을 돌보는 자원 봉사자들이다.

"미혼모보호소 병원 응급실 집행유예 교정기관에서 거의 매일 전화가 오죠. 하지만 엄마와 아이들을 더 받질 못해요. 사실 지금도 간신히 꾸려가는 형편이거든요. 그러나 저희는 연약해도 풍요로우신 주님을 믿습니다." ▷문의:(323)350-3046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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