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살만한 곳…작품 통해 일깨워주고 싶었죠"
'함께 살아야 평화로운 세상' 주제 전시회
큐레이터 수잔 백, UN 한국대표부서 열어
7개국 10명, 페인팅·조각·사진 등 선보여
'예술과 자유'(Art and The Measure of Liberty)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1일 오픈 오는 2월 26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회는 특별히 유엔(The United Nations)의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시기에 기획, 미술계를 넘어 정치계도 주목하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작가도 다양성과 조화, 화합이라는 주제 만큼 출신 배경이 다양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10명의 아티스트가 인스털레이션, 페인팅, 조각, 사진, 비디오 아트 등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마드 자키 안와르(Ahmad Zakii Anwar:말레이시아), 대니얼 딘(Danielle Dean:나이지리아/영국),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한국/콜럼비아), 이완(Lee Wan:한국), 크리스틴 누엔(Christine Nguyen:베트남), 존 배(John Pai:한국), 박경률(Park Kyung Ryul:한국), 시주 살다만도(Shizu Saldamando:일본/멕시코), 틴틴 울리아(Tintin Wulia:인도네시아/스페인), 이수경(Yeesookyung:한국)
작품 가운데는 꽃으로 제작된 세계지도를 관람객의 의도에 따라 게임 방식으로 옮길 수 있는 비디오 작품(틴틴 울리아), 작가에 의해 버려진 도자기 조각을 귀중한 금속으로 이어 붙여 아름다운 조각으로 환생시킨 조각품(이수경), 사랑의 근원으로 상징되는 침대보에 그려진 그림(시주 살다만도), 밝은 미래를 위해 시도하는 과거로의 회귀(아마드 자키 안와르), 작은 와이어를 용접해 만들어진 쇠 덩어리 미술품(존 배) 등이 '미래와 평화'라는 주제로 전시돼 있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 시장에서 난무되는 말의 횡포와 이를 미적 가치로 바꾸는 예술의 힘을 비디오로 표현한 작품, 눈물을 먹으며 자생적으로 자라는 생물체가 사는 상상의 나라를 그린, 동화 속 삽화같은 그림 등이 전시회를 장식한다.
이번 전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수잔 백과 오준 주 유엔 한국대사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싱가포르에서 갤러리를 운영한 수잔 백은 당시 주 싱가포르 한국 대사로 활동 중이던 오준 대사를 여러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고 오 대사의 미술에 대한 높은 식견에 감동을 받으면서 만남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
오준 대사가 유엔으로 부임하면서 1년 전 뉴욕 유엔 한국 대표부를 방문한 수잔 백은 이곳의 전시장을 본 후 '인류 화합과 평화'라는 유엔의 목적에 맞는 전시를 떠올렸다. 수잔 백이 그저 단순한 의견처럼 제시한 이 아이디어를 오준 대사가 적극 추진하면서 전시회가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오준 대사는 "특별히 UN의 창설 70주년을 기념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로 그 어느 때보다 인류 화합과 평화가 절실한 때 이같은 전시를 열게 돼 더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전시 기획자인 수잔 백에게 감사를 전한다.
지난해 이스트 LA 라시에네가에 기획전 전문 갤러리 '백 아트'를 오픈하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몰두해 온 수잔 백은 "이 세상은 서로 이해하고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간다면 얼마나 따뜻하고 살만한 곳인지를 작품을 통해 일깨워 주고자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좋은 작품으로 전시회를 빛내준 작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그는 뉴욕을 방문하는 한인들은 꼭 한번씩 관람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전시회는 2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장 주소:335 E 45th St. New York, NY 10017
▶문의: [email protected]
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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