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서 70마일 밖에 있는 롱아일랜드 와인컨트리의 역사는 30여년에 불과하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의 와인컨트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천혜의 입지조건은 동부의 나파밸리를 꿈꾸게 했다. 대서양을 향해 120마일에 걸쳐 뻗어있는 해양성 기후와 토양은 포도주 생산에 적합한 조건이었던 것이다. 평균 220일의 넉넉한 부동(不凍) 시즌 긴 일조시간 배수력 좋은 토양 평균 30인치의 균등한 강우량 기온을 조절하는 3면의 바다는 와인메이커들의 새로운 희망이었다.
1973년 커초그의 알렉스와 루이사 하그레이브 부부는 17에이커 크기의 포도농장에 카버네소비뇽.피노느와.소비뇽블랑 등 세종의 포도를 심었다. 포도농장의 이름은 하그레이브 비니야드. 이것이 동부 와인컨트리 역사의 시작이다.
1996년에는 포도농장(vineyard)의 수는 35개 1800에이커로 늘어났다가 2004년에 이르러서는 60개의 포도농장 3000에이커 규모로 약 2배 급증한다. 현재 양조장(winery)의 수는 38개에 달하고 있다. 이중 노스포크에 33개의 와이너리가 몰려 있으며 사우스포크에 3개 서포크카운티와 나쏘카운티에 각각 1개 와이너리에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다.
포도 품종으로는 돌체토.거버츠트라미너.멀로.말벡.피노블랑.피노그리.산지오베즈.소비뇽블랑.서라 등 20여종. 연간 50만 케이스(120만 갤런)의 와인이 생산된다. 서부 와인컨트리에 비해 턱없이 적은 량이지만 '양 대신 질로 승부한다'는 것이 동부 와인메이커들의 자존심.
38개의 와이너리 중 30개가 개방하며 시음장(tasting room)에서 기프트숍까지 꾸며놓고 와인애호가들과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간 롱아일랜드 와인컨트리를 방문하는 인구는 50여만명에 이른다.
프랑스 와인명에 성(城)을 의미하는 '샤토(chateaux)'가 자주 등장하듯이 와이너리는 고풍스러운 성채를 연상시킨다. 롱아일랜드 와인컨트리는 프랑스의 보르도나 서부의 나파밸리처럼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최근 지중해식 혹은 모던한 테이스팅 룸이 설치된 곳도 생겨났다. 또한 푸른 포도농장 위에 텐트를 치면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처럼 우아하고 로맨틱한 결혼식이나 파티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시음 때는 와인을 그야말로 맛보는 것이므로 단숨에 꿀꺽 마실 필요가 없다. 수많은 와인을 시음하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와인애호가들은 와인의 복잡미묘한 맛을 'pear apple berry butterscotch black plum black cherry wild berry smoky oaky…' 등으로 묘사한다. 와인을 마시며 친구끼리 커플끼리 짝 지어 맛을 비교하는 것은 금상첨화. 와이너리 시음에는 3~7종의 와인에 5~8달러 혹은 와인 종류당 2달러 수준. 무료 테이스팅 와인도 있다.
와이너리에서 입맛에 꼭 맞는 와인을 구입해보자.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숍 가격의 2~3배를 받으므로 집 안에 와인 몇병쯤은 구비해놓고 있는 것이 특별한 날 음식의 맛을 더하고 분위기도 즐길 수 있다.
노스포크 루트 25에서 들를 수 있는 와이너리를 소개한다. 겨울의 해는 짧아 오후 4시부터 어둑어둑해지므로 일찌감치 투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과음했다면 리버헤드의 아웃렛(Exit. 73) 에서 쇼핑하거나 그린포트의 레스토랑(씨푸드 바지.클라우디오)에서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것도 그만이다.
▷가는 길: LIE(I-495) East에서 Exit 73로 빠진 후 Route 58 East로 가다 Route 25를 타고 Main Rd.로 들어가면 와이너리를 가리키는 녹색 포도 표지판들이 보인다.
◇라파엘
지중해의 성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테라코타 지붕의 라파엘(Raphael)은 2만8000평방피트의 화려한 빌딩이 인상적이다. 건물은 사실상 나폴리의 수도원을 모델로 한 것이다.
2면 '와이너리'로 계속 ⇒가톨릭성당 전문 건축가인 잭 페트로첼리 시니어가 나폴리 출신 부친 라파엘 페트로첼리를 기리며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600만 달러 가치의 사유지. 60에이커 규모에서 연간 5000케이스를 생산한다. 이중 32에이커가 멀로가 차지할 정도로 멀로가 라파엘의 스타이다.
라파엘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매니저였던 폴 폰탈리에를 자문위원으로 25년 경력의 리처드 올센-하비치를 와인메이커로 기용 멀로에 승부를 걸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향기가 매력있는 롱아일랜드의 훌륭한 멀로…한결같고 우아하며 무성한 과일맛이 잼 같으며 초컬릿 향이 맛있다"라고 평하며 100점 만점에 95점을 주었다.
매일 오후 2시에 가이드 투어와 시음회를 연다. 1시간 예약 필수 1인당 10달러.
*추천 와인: Sauvignon Blanc 2004($22)
▷시음 시간: 12 noon-5pm
▷장소: Main Road Rt. 25 Peconic (631)765-1100
◇렌즈
1978년 창립된 렌즈 와이너리(The Lenz Winery)의 주인은 영국 출신 데비와 피터 캐롤 부부. 68에이커 규모에 샤도네이.거버츠트라미너.멀로.카버네소비뇽.카버네프랑.피노느와 등이 재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83년 이후 렌즈 와이너리의 거버츠트라미너가 미국 최고 수준"이라고 평했으며 리치 장미이파리 그레이프푸룻의 향이 있는 스타일의 와인으로 특히 아시안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는 것.
시음료는 와인당 2달러. 스파클링 와인 Cuvee 1991($50)의 샴페인 시음을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