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중식의 맛과 개성 넘치는 현대의 맛이 만났다. 퓨전을 통한 새로운 도약인 셈이다. 최근 LA중식당 용궁의 매각설과 함께 "음식 맛이 예전과 못하다"는 소문이 돌자 용궁의 왕덕정 사장이 해결책을 내놨다.
바로 주방장 영입 카드다. 최근 용궁이 2명의 유명 셰프를 채용했다. 지난 20년간 용궁 총주방장으로 주방식구를 지휘한 왕치용(69) 주방장과 한국 스타 셰프 담소룡(46) 주방장이 그 주인공이다.
2년 전까지 용궁 주방장에서 근무하던 왕치용 주방장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용궁을 떠났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등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맛에 대한 감각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야인으로 지내던 그가 용궁과 다시 인연을 맺은 것이다.
담소룡 주방장은 중화요리계에서 '신의 손'으로 통한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에서도 출연할 만큼 인지도가 높은 스타셰프다.
담 주방장의 이력은 그의 요리만큼이나 화려하다. 청와대를 기준으로 '좌 하림각', '우 삼청각'으로 불릴 만큼 유명한 하림각에서 8년간 총주방장으로 근무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하루 전까지 근무한 열성 주방장이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서울 국제음식박람회 금상, 북경 요리 올림픽 조리명장 선정, 장안대 중식조리 외래교수 등의 수상경력과 이력이 그의 실력을 입증해준다.문득 한참 잘나가던 그가 미국까지 오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담 주방장은 "개인적으로는 자녀 교육 때문에 미국행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과 같다. 중식으로 한인은 물론 타인종 입맛까지 공략하기 위해 낯선 땅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용궁에 자리를 잡은 그는 왕치용 총주방장과 함께 신메뉴 개발과 1인 플레이팅 요리를 구상하고 있다. 또, 한국인과 미주 한인의 입맛 차이도 연구 중이다. 심심한 간을 좋아하는 한국과 달리 미주 한인들이 선호하는 것은 자극적인 맛이다. 한상 푸짐하게 먹는 한인과 모자란 듯이 먹는 한국의 식문화도 차이점이라고 했다.
담 주방장은 "현재 한국에서 유행하고 주목받는 음식을 LA에 접목시켜 풀어가는 게 첫 번째 숙제"라며 "또 큰 접시에 나와 나눠먹는 문화 대신 타인종 고객들을 공략해 아기자기하고 눈으로도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방경력 40년의 왕치용 총주방장은 "내가 가진 노련함과 담 주방장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새로운 중식의 길을 열고자 한다"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