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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중독 수돗물에 요금 고지서…비상사태 플린트 '해도 너무해'

Los Angeles

2016.01.2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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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도 목욕도 못하는 물
한달에 100달러 웬말이냐"
오하이오서도 납중독 적발
수돗물 납중독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시간주 플린트시가 최근까지도 주민들에게 수도요금 고지서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은 먹지도, 목욕도 할 수 없고 화장실 변기에나 쓸 수 있는 수돗물을 보내놓고 100달러씩이나 요금을 받으려 한다며 항의시위에 나섰다.

USA투데이는 26일 플린트시 주민 100여명이 전날 플린트 시청에서 최근 받은 수도요금 고지서를 찢고 불태우며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주민은 "최근 99달러 수도요금을 내라는 고지서를 받았다"면서 "아이들이 납에 중독됐는데 독에 대한 요금을 내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지난해 7월 수돗물이 납에 중독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몇개월 동안 내 돈내고 병물을 사먹고 아이들은 병물을 데워 목욕을 시켰다"면서 "그런데도 어떻게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느냐. 마치 빰을 맞은 것 같다"며 분개했다.

플린트시 주민들은 미시간주 도시들 중에서도 비교적 수도요금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지난해말 플린트시에 이어 이달 중순 미시간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시의 무책임한 처사로 납중독 수돗물이 1년 반이 넘게 방치됐음을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할인 한 푼없이 비싼 요금 부과를 계속하고 있다.

빌 슈에트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25일 주민들의 항의 시위에 "마실 수도 없는 물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플린트시의 크리스틴 무어 대변인은 왜 요금 고지서를 부과했느냐는 물음에 "시 재정관에게 물어봐야할 질문"이라고 답했으나 재정관은 연결되지 않았다.

주민들의 계속된 민원에도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던 플린트는 1년여 만에 사태를 인정하고 현재 주민들에게 병물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한편, 오하이오주 세브링시 수돗물에서도 위험 수치 이상의 납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25일 오하이오주 환경보호청(EPA) 성명을 인용해 4400명이 거주하는 세브링시 수돗물에서 대량의 납성분이 검출됐다며 납수돗물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오랜 기간 노출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하이오주 EPA는 지난해 12월 세브링의 납수돗물 오염을 경고했고 지난 21일에는 경고문을 발표했으며 수돗물 공급 업체가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연방 EPA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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