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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괄세하면 섭하지(?)

Los Angeles

2006.03.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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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이 된 친구를 낙방한 친구가 찾아갔다가 문 앞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나쁜 녀석. 우리 아버지가 거두다시피 한 은혜를 이렇게 갚다니!" 그는 이를 악물고 공부에 전념해 이듬해 암행어사가 되어 다시 친구를 찾아갔. 그런데 이번엔 자신의 아내와 함께 있는게 아닌가.

"날 괄세하다 못해 이젠 아내까지…." 그때 토실토실 살이 오른 자신의 아이들이 뛰어나왔다. 먼저 원님이 된 그 친구는 공부하느라 팽개친 자신의 가족을 돌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의 일을 섭하게 여기지 말게. 자네가 맘을 독하게 먹으라고 일부러 괄세했던 걸세." 그는 친구의 깊은 뜻을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옛날이야기다. '괄세' '섭하다' 등은 입말에서 흔히 쓰인다. 그러나 표준어는 아니다. 남을 업신여겨 하찮게 대하는 것은 '괄시'라고 해야 한다. '섭하다' 역시 '섭섭하다'가 바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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