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이 온통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가뜩이나 목사 하기도 힘든데 이제는 어디 가서 목사라고 밝히기가 민망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도를 거느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담임했던 목사가 횡령한 액수도 가히 세계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교회를 짓고 가장 화려한 학력을 뽐냈지만 알고 보니 고등학교 졸업장부터 가짜였다.
썼다 하면 베스트셀러, 떴다 하면 구름 떼 같은 젊은이들을 모았던 목사가 성추행범이었다. 교단 모임에서 가스총을 쏘더니 급기야 동료 목사를 칼로 찌르며 조폭 흉내를 내다가 구속된 목사, 부인을 학대하다 이혼당하고 내연녀와 동거하다 들킨 연예인 목사, 자신의 딸을 죽인 유학파 교수 목사 등 마치 세상 모든 문제가 다 목사들 때문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갑자기 터진 일일까. 아니면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기독교의 민낯이 이제 드러나는 것일까.
"우리 목사님은 사고 치지 말아야 하는데"라고 하면서 성도들이 목사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 세상이 극도로 타락했을 때마다 종교지도자들이 넘쳐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학생, 선교사, 목사가 탄생한 것은 축복의 신호가 아니었던 것이다. 불경기에 돈 찍어내듯 막 찍어낸 목사 선교사들이 세상의 소금과 빛은커녕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집사가 천국에 들어가니 하나님이 보좌에서 벌떡 일어나서 집사를 맞이했다. 장로가 천국에 가니 역시 하나님이 보좌에서 벌떡 일어나서 반갑게 영접했다. 목사가 천국에 들어섰다. 헌데 하나님이 가만히 앉아서 목사를 영접하는 것이 아닌가. 목사가 민망해 하며 하나님께 여쭈었다.
"집사도 장로도 일어서서 맞이하셨는데 왜 저만 앉아서 맞이하시나요?".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일어나면 네가 이 자리에 앉으려는 거지?".
그렇다. 목사들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있는 교회가 너무 많다. 하나님이 계셔도 목사가 빠지면 무너지는 교회가 한국교회다. 이를 하나님의 교회라 볼 수 있을까.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한국의 유교적 문화와 더불어 목사의 권위와 위치는 그야말로 하나님과 버금가는 위치가 되었다. 더군다나 설교단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을 하나님보다 더 떠받들고 우러러본다. 목사 역시 이런 성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연스레 투명한 생활을 포기하고 쇼윈도의 삶(?)을 살게 된다.
목사를 너무 의지해서는 안 된다. 옛날처럼 신령한 목사님들이 많지도 않지만 결코 성경 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목사 없이도 성경 하나만 가지고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는 성숙한 성도가 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가짜가 나타나고 더 많은 목사들이 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연약한 목사들을 위해 더 기도해야 한다. 성도들의 적극적인 기도의 지원 없이 치열한 영적 전쟁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