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업계의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일부 톱 에이전트를 제외하고는 일거리가 많이 끊긴 상태다. 광고를 부지런히 내도 전화 문의는 작년에 비해 20-30% 정도는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친자매인 차압 매물 전문가 헬레나 홍씨(오른쪽)와 융자 전문가인 마리아 홍씨.
하지만 매스터즈 리얼티 그룹 에이전트 헬레나 홍씨는 하루 전화 문의만 40여통을 헤아린다. 전화가 많이 걸려와 어떤 때는 환청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고객이 문의 단계를 벗어난 '심각한' 고객들이다. 홍씨는 차압(foreclosure) 매물 전문 에이전트다.
차압은 은행권에서 돈을 빌린 사람이 제 때 페이먼트를 못하게 되면 해당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싸게라도 처분하는 것. 은행으로서는 연체가 많으면 부실 은행이 되기 쉽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 대개 연체한 지 90일이 지나면 '빨간 신호등'이 켜지고 21일의 유예 기간을 주지만 그 다음부터는 법의 절차를 거친다.
홍씨에 따르면 요즘 하루에 새로 차압되는 물건은 LA 카운티 200여건 오렌지 카운티가 1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차압 물건이 많아졌으니 부동산 불황기가 도래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내젓는다.
"경기 침체로 차압 물건이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까닭은 매년 캘리포니아로 몰려드는 인구는 새로운 이민자 150만명을 포함해 200만명이 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불경기라는 표현보다는 조정기라고 보면 됩니다. 제 경험으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한 남가주의 부동산 경기는 꾸준하리라고 봅니다."
홍씨는 적지 않은 한인들이 차압 물건은 무조건 헐값에 살 수 있다는 착각를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일반 물건보다는 싸지만 '무조건 더 싸다'라는 사고 방식으로 덤벼들면 투자에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원초적인 문제'가 해결하지 않으면 차압 물건도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씨는 자난 5년 동안 법률 그룹과 중앙은행에서 차압 매물만 전문으로 취급한 베테랑. 그런만큼 '헬레나식' 노하우가 많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차압 경고등이 울리면 많은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팔라고 몰려든다. 물론 가격은 엄청나게 싸게 부른다.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주인은 당황하게 되고 이런 경우 싼 오퍼에 사인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식으로 경매 절차를 밟는다면 돈을 더 받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며칠 전 홍씨의 '코치'로 10만달러를 더 받게 된 고객이 있었다는 것이다. 2차 은행 차압 물건이었는데 23만달러 대신 33만달러로 낙찰이 되었다는 것이다.
"차압 매물은 고객의 대부분이 투자 여력이 있는 지식층이기 때문에 머리 싸움이 치열합니다. 자칫하면 수읽기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빨리 움직인다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적지 않은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은 기본이고 여유 자본과 인내심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UCLA 언어학과를 조기 졸업한 홍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학구파.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홍씨는 요즘 일본 커뮤니티에서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홍씨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바로 7년째 융자 업무를 하고 있는 친언니인 마리아 홍씨이다. 차압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인 융자 일을 언니가 돌봐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마리아 홍씨는 "워낙 바쁜 동생을 만나려고 저에게 접근하는 고객까지 있을 정도"라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