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끝에 센서 달아 타구 등 분석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스윙 확인 MLB 타자 트라웃,골퍼 미셸 위 활용 NBA,옷에 칩 붙여 선수활동 체크 프로풋볼은 가상현실 기기로 훈련
스포츠 용품회사인 제프가 만든 스마트 배트는 타구 속도와 궤적 등을 손쉽게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수집된 정보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트라웃은 지난 3일 미국 CBS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배트를 통해 스윙 동작과 성과를 체크할 수 있게 됐다. 타격 자세의 문제점을 파악해 교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MLB에 데뷔한 트라웃은 5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4, 139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4년 만인 2014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첨단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큰 효과를 봤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보며 타격코치(데이브 한센)와 함께 문제점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현재 스마트 배트는 실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MLB 사무국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제프는 스마트 배트 외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한 골프·소프트볼 제품을 판매한다. 여자 골퍼 미셸 위(27)도 이 업체의 고객이다. 미셸 위는 센서를 손등에 부착하고 훈련을 한다. 스마트 배트에는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기술이 적용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사물 인터넷' 시장은 375조원 규모다.
프랑스 스포츠 용품 사 바볼랏은 서브 정보 등을 체크할 수 있는 테니스 라켓을 판매하고 있다. 태권도 전자호구업체 대도는 힘이 실린 발차기와 미는 발차기의 압력 차 를 분간하지 못하는 기존 전자호구의 한계를 개선한 'gen2'를 개발, 공인 대회에 납품했다. 'gen2'에는 칩이 내장돼 있어 동작 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도 가능하다.
칩을 의류에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 NBA 2014-2015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캐타풀트가 개발한 훈련용 유니폼을 도입했다. 옷에 부착된 센서를 활용하면 선수가 뛴 거리와 속도는 물론 가속과 감속, 점프와 착지시 충격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신체의 밸런스를 확인해 잠재적 부상을 방지하는 기능도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 기술로 주전 가드 스테판 커리(28)의 피로도를 파악한다. 시즌 도중 커리가 피로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리 휴식을 줘 부상을 막았다. NBA에선 현재 20여개팀이 이 유니폼을 활용한다.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골프 박람회에선 'NEVER LOST(결코 잃어버리지 않는)'라는 이름의 골프공이 새롭게 선보였다. 공 안에 칩이 장착돼 위치를 송신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해 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디다스는 축구를 할 때 킥의 강도와 공의 속도·거리·회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코치 스마트 볼'을 개발했다.
스포츠에 활용되는 사물 인터넷 기술은 대부분 저성능 기기로 소량 데이터 전송에 특화한 '소물(小物) 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이다. 장치의 가격이 비싸지 않고,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별도의 단말장치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각광을 받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도 스포츠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이기광 국민대 스포츠 건강재활학과 교수는 "스카이 다이빙, 스킨스쿠버 등 일반인들이 실제 접하기 어려운 익스트림 스포츠와 스키·골프 등 계절과 날씨의 제약이 있는 스포츠에 가상현실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스크린 골프·승마 등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은 수천억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 팀들은 VR 기기를 사용해 가상훈련을 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실제와 다름없는 가상의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등은 이미 지난해 VR 기기를 도입했다.
정광모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상현실을 뛰어넘어 사람의 의식을 통제하는 대체현실 기술까지 나온 상태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