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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기자의 NBA 현장] 코비가 등번호를 바꾼 까닭
Los Angeles
2006.05.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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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가 어렸을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존경했던 농구 선수가 있다.
마이클 조던 매직 잔슨 래리 버드도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LA 레이커스를 플레이오프서 탈락시킨 피닉스 선스의 현 감독 마이크 댄토니(55)다.
코비는 6세 때 아버지 조 브라이언트가 아탈리아 리그와 계약해 이탈리아로 이사갔다.
댄토니는 당시 이탈리아리그 '올림피아 밀라노'에서 뛰며 팀 사상 최다 득점을 올렸고 무려 5차례나 우승을 이끌었다.
NBA를 자주 접하지 못했던 코비에게 댄토니는 영웅이었다. 특히 댄토니는 스틸 부문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빼어난 수비력도 겸비해 코비에게 농구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줬다고 한다.
코비가 어느 정도로 댄토니를 존경했느냐. 그 질문은 그의 저지 넘버 '8'이 대신 답해준다. 8번은 선수 시절 댄토니의 백넘버였다.
사실 코비가 96년 NBA에 데뷔했을 때 그는 아버지의 등번호를 따라 '33번'을 달려고 했다. 그러나 33번은 이미 레이커스의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 자바의 영구 결번이었다. 그는 곧바로 어린 시절 우상 댄토니를 떠올리며 8번을 달겠다고 했다.
유럽 농구 신봉자인 댄토니는 감독으로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두 시즌 전에 망가진 피닉스의 토대를 다졌고 지난 시즌부터 빠른 템포의 화끈한 농구로 선스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2004~05시즌에는 '올해의 감독상'을 받아 지도자로서 인정받았다.
그러나 코비의 댄토니에 대한 존경심도 변심한 것 같다. 코비는 올시즌을 끝으로 8번을 벗고 다음 시즌부터는 고교 시절 달던 24번으로 갈아입겠다고 NBA에 통보했다. NBA도 이를 승인했다.
왜 변심한 것일까.
코비는 댄토니가 선스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번번이 선스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시즌 동안 정규 시즌서 매번 선스에 고개를 숙였고 이번에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뒀다가 댄토니의 전술에 막혀 3연승 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쓴잔을 들이켰다.
코비는 저지 번호 변경과 관련해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존경하던 사람이 적이 되버리면 그 존경심도 반감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지 번호를 바꾸려는 진짜 이유도 그래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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