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뉴 제너레이션 RX 시승 소감을 말하기 위해서는 고급스러움(Luxury)과 젊음(Sporty), 서로 상반된 느낌의 단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운전을 좋아하는, 디자인 변화에는 민감하지만 차의 기능을 사용하는 것에는 둔한, 그러나 자동차 매니아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싱글남의 시각으로 RX 시승기를 시작하려 한다.
세단을 운전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SUV 자동차로 옮겨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나로서는 RX 시승에 잔뜩 부푼 기대감이 있었다. 비록 SUV 구매 희망 리스트에는 렉서스 RX 모델은 들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승 기회를 통해 렉서스 RX 모델이 구매 희망 리스트 최상단에 올라가게 됐다. 이유는 고급스러움과 젊음 때문이었다.
물론 구형 렉서스 RX모델이 누적 판매량 200만대를 넘는 좋은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SUV라고 하기에는 작고 CUV라고 부르기에는 큰 어중간한 포지션에 위치한 모델이었다.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역시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든 후에 탈 수 있는 올드한 느낌이 있었다.
"굿 디자인은 굿 비즈니스다"
톰 왓슨 주니어, 전 IBM 회장이 한 말이다. 단순한 제품의 미적 요소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호로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 말이다.
'2016 뉴 제너레이션 RX'가 추구한 디자인의 혁신은 성공했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RX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커진 차체는 SUV시장으로 제대로 포지셔닝 되면서 '애매한데~' 의 느낌을 사라지게 했다. 외관에서는 렉서스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는 스핀들 그릴과 LED 헤드 램프가 세단과 다르게 더욱 크게 장착되며 렉서스 디자인 패밀리 룩이 견고하게 완성됐다. 구형 모델의 둥글둥글한 곡선들이 예리한 직선으로 날렵해져 예리해 보였다.
미국 SUV의 상징은 근육질의 남자가 오프로드를 달리는 투박한 남성적 이미지가 강했다. 새로워진 RX는 젊고 역동적인 느낌, 말끔하게 정장을 입고 있는 세련된 남녀가 도심 속을 달리는 이미지가 우선적이다.
신형 RX는 지난 2월 미국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발표한 '2016 최고의 차 Top 10 (10 Top Picks of 2016: Best Cars of the Year)' 최우수 럭셔리 SUV(Best Luxury SUV)에 선정되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만 '고급'이라는 말이 RX 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신형 RX는 운전자와 탑승자를 배려하는 여러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움'의 가치를 만들어 냈다.
신형 RX는 고급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실용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고민들이 엿보였다. 보통 SUV는 높아진 차체로 인하여 시야가 확보되어 운전이 편하다고 말을 하지만 반면에 운전석이 땅 지면과 높게 떨어져 있기에 사소한 상하 움직임, 예를 들면 방지턱을 넘는 경우 운전자는 크게 반응하게 되며 불안감을 받게 된다. 그러나 RX의 경우 시트 포지션을 낮춰 운전자가 '세단스럽게' 운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트렁크는 골프 가방과 야구 가방 2개, 아이스 박스 등이 들어가고도 여유가 있는, 이래서 사람들이 SUV를 타는구나 싶을 정도의 넓은 공간이었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파워 백도어' 기능은 너무 편했다. 뒷좌석 역시 고급 세단의 뒷 좌석 공간 만큼의 편안함과 승차감을 전달했다. 12.3인치의 넓은 LCD 모니터 디스플레이의 위치도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최첨단 기능들에서 SUV의 실용성을 극대화 시키고 고급 세단의 장점들을 최대한 보존한 렉서스의 의도와 노력들이 RX 차체 곳곳에서는 묻어났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타겟 소비층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들로 이루어낸 혁신적인 변화, 렉서스는 2016 뉴 제너레이션 RX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믿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