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123세로 돌아가신 김성술 할아버지는 침과 약으로 못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만큼 많은 난치병자를 고친 분인데 젊었을 적에는 마가목으로 어떤 중풍이든지 고칠 수 있었다고 했다. 마가목으로 약술과 약엿을 만들어서 먹으면 몹시 심한 중풍이라도 반드시 낫는다는 것이었다. 조선조의 명의 이경화는 〈광제비급(廣濟秘級)>이라는 책에서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서 먹으면 서른 여섯 가지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마가목은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란다. 이 나무가 본래 춥고 메마른 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억센 생명력을 지닌 까닭에 높은 산꼭대기로 밀려난 슬픈 운명을 지닌 나무다. 마가목 잎지는 넓은잎중간키나무로 수백 년 묵은 것이라고 해도 지름이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무껍질은 갈라지지 않고 적갈색이며 약간 반질반질한 느낌이 든다. 잎은 아까시나무를 닮았으나 작은 잎들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톱니를 이루고 있다. 꽃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서 하얗게 피고 가을철에 알만한 열매가 다발로 빨갛게 익는다.마가목을 한자로는 정공등(丁公藤)이라고 쓰며 영어로는 마운틴 아쉬(mountain ash)라고 불린다. 유럽 중국 러시아 등에 널리 분포한다.
미국에는 동북부와 중부의 산지에 더러 자라는데 뉴욕 주에서는 캐츠킬 산이나 애디론덕 산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펜실베니아 주의 포코노 산지 버지니아 주의 쉐난도 국립공원 같은 데서도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가을에 빨갛게 익는 열매가 아름다워서 정원에 더러 심기도 한다.
마가목의 열매를 먹어 보면 시금털털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차는데 이 열매가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약으로 이름 높다. 그래서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이 열매를 주워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은은한 붉은 빛깔이 나는 이 술은 중풍 기침 위장병 양기부족 등에 효험이 있다. 유럽에서도 마가목 열매는 기침과 목이 쉰 것을 고치는 약으로 이름이 높으며 비타민 C가 많아서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잼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마가목은 중풍 고혈압 위장병 기침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북미의 인디언들은 오래전부터 마가목의 줄기나 나무껍질을 관절염과 중풍 위장병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써왔다. 마가목 줄기를 꺾으면 특이한 향이 나 산 속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이나 절간의 스님들은 잔가지를 잘게 썰어서 차를 달여 마시기도 하는데 약간 매운 듯한 맛과 산뜻한 향이 일품이다. 마가목 껍질을 약으로 쓸 때에는 겉껍질을 긁어내어 버리고 껍질만을 잘게 썰어서 하루 30-40그램을 물 한 되에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뿌리껍질이나 잔가지를 껍질대신 써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