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선 딜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로 재점화된 ‘종교자유법’(HB 757) 논란은 남침례교단(SBC)을 양분하는 온건파와 근본주의 진영의 대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3일 ‘종교자유법 논쟁 속 침례교 대 침례교의 결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종교자유법과 침례교 교단의 관계를 다루었다.
신문은 종교자유법 갈등에 대해 토마스 제퍼슨 시절부터 ‘정교분리’ 전통을 지켜온 침례교단이 지난 수십년간 공화당을 지배하는 보수 정치세력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발생한 온건주의와 근본주의 노선간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석했다.
네이선 딜 주지사는 주의회에 상정된 일련의 종교자유법안들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협동침례교단(CBF) 소속 교회를 출석하는 그는 특히 ‘복음주의’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통과된 법안에 대해 신학적 반대 논리를 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신약 성경에서 예수는 이방인들과 버림받은 이들, 종교인들의 세계관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라고 가르쳤다”며 “종교적 자유가 사람이 만든 정부가 아닌 하나님이 부여하는 권리라면, 우리는 수정헌법 1조에 따라 불간섭적인 접근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의회를 통과한 종교자유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자, 전국 최대의 개신교단이자 공화당 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남침례교단(SBC)은 “진보적 신학적 아젠다를 추종하는 결정”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SBC의 영적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남침례신학대학(SBTS)의 알버트 몰러 총장은 최근 ‘종교자유법을 거부한 조지아 주지사는 진보교회 소속’이라는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올렸다.
몰러 총장은 “딜 주지사 일가가 출석하는 게인스빌 제일침례교회는 SBC를 탈퇴했다”며 “이 교회 목사는 동성결혼 합법화와 관련, 침례교 목사의 동성결혼 집례 여부는 각 회중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비난했다. 몰러 총장은 그러나 이 교회가 동성결혼식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종교자유법안을 둘러싸고 침례교단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SBC 내 근본주의자들이 득세하며 벌어진 내부 갈등이 주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BC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성서무오설’을 주장하며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근본주의 노선과, 해석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온건주의 노선이 갈등을 빚어왔다. 교단 내 대결에서 결국 근본주의 노선이 승리했고, 딜 주지사,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이 출석하는 온건파 교회들은 SBC에서 분립을 선언, 1991년 애틀랜타에서 총회를 열고 협동침례교단(CBF)를 출범시켰다.
신문은 “토마스 제퍼슨의 ‘댄버리 침례교회로 보내는 편지’에서 처음 등장한 ‘정교분리’ 원칙은 침례교단의 오랜 전통이었지만, 근본주의가 주류로 자리잡은 후 공화당을 통해 정치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며 “SBC는 오늘날 조지아 침례선교 이사회를 통해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