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구연화의 갤러리탐방] 헨리 마티스의 이카루스

Washington DC

2006.06.23 15:5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헨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는 색채의 마술사라고도 불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야수주의(Fauvism) 화가로서 작가 자신의 느낌과 감성을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꾸밈없이 표현하였다.

 단순한 선으로 편하고 쉽게 표현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색을 구사해 묘한 연루작용에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 단순해서 더욱 강열한 선의 형태가 의미하는 내용을 색감으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보는 이 스스로 잠재된 감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래서 피카소나 마티스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서를 그림속에 동화시킨다. 이러한 작업 없이 무심히 그림을 보려고만 하면 추상의 의미를 알기 힘들다. 단지 기술적인 시각으로만 그림을 평가하게 된다. 추상화를 보는 방법 또는 그림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림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해석하려 하지 말고 그냥 느끼라고 하고 싶다.

태양이 주는 자연의 색에 매여 있었던 인상파 화가들, 색을 통한 무한한 자유로 형태를 능가해버린 야수파의 그림들을 통해 우리는 외면적인것과 내면을 조화시켜본다.
마티스의 1947년작 이카루스(Icarus)를 보며 한 시인의 마음을 소개하고 싶다.

절대 고독(絶對孤獨)
-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나의 시(詩)는.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