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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누나 동거인 총격 후 확인 사살까지

Chicago

2016.04.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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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노린 누나에 속아 살인
이민 가정의 비참한 말로
대학생으로 동부 명문대에 진학한 그는 1993년 9월 갑자기 연락을 해 온 누나의 긴급한 부탁을 받게 된다. 폭행을 일삼는 오두베인과 더 이상 동거가 어려울 거 같다며 빨리 처리(?)해 달라는 내용.

그리고 그는 비행기로 오헤어 공항에 도착한다. 오두베인 집 차고에서 4시간여를 기다리다 맞 부닥친 그를 목 뒤에 권총 한 발을 발사했고 다시 왼쪽 얼굴에 두 번째 총격을 가해 확인 사살까지 마쳤다. 캐서린에 대한 충성의 발로에서의 행동을 마친 그는 대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장으로 향했다.

비행장에서 체포된 후 앤드류는 순순히 살인 경위를 경찰에 자백하게 된다.

결국 누나의 사주에 의해 자기의 남자 친구인 로버트 오두베인을 살해한 뒤 앤드류는 체포되고, 캐서린도 청부살인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보석 중 행방불명 된다.

재판정에 캐서린이 나타나지 않자 변호사는 궐석재판으로 진행, 결국 유죄 평결을 받게 된다. 사건 동기는 오두베인의 25만달러의 생명 보험금을 노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추후 알려지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탁소에서 살해당했던 앤드류 어머니 서승모씨도 결국 캐서린과 공모한 오두베인이 칼로 37군데를 찔러 죽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인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했던것. (그러나 이 세탁소 살인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앤드류 가정을 들여다 보면 이렇다. 아버지는 장성 군인 출신에 어머니는 약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 고층 아파트에 살던 시절, 어린 앤드류의 형이 그만 아파트에서 떨어져 뇌사 상태에 빠지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결국 인공 호흡기를 제거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게 된다. 귀한 장남을 먼저 보냈다는 죄책감과 슬픔으로 이 부부간에는 불화가 일었고 결국 장녀 캐서린과 막내 앤드류를 데리고 삶의 새 출발을 위해 미국 이민행을 결심하게 된다.

가부장적인이었던 아버지는 아들 앤드류는 무척 사랑했으나 상대적으로 딸인 캐서린과는 말다툼과 몸싸움이 종종 벌어질 정도로 관계가 극히 악화하였던 것으로 앤드류는 회상한다.

당시 캐서린은 남동생이 재판을 받는 사이 도주를 결심, 결국 America's Most Wanted 리스트에 올라 TV에 수배 얼굴이 방영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마침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남자 친구와 지내던 그녀는 목격자들의 신고에 따라 경찰에 바로 체포되어 시카고로 압송된다.

1995년 12월 14일 앤드류 서군의 청문회가 속개되는 재판정.

시카고 성당에 교적을 두었던 서군의 아버지를 잘 알고 지내던 한인 신도들은 그 당시 사제를 돕는 복사를 했던 앤드류 서를 기억했고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극진히 돌보던 어린 아이, 서승모를 기억했다. 수 백명 교인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결국 앤드류 서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한 죗값으로 모리시 판사에 의해 1급 살인죄가 적용, 간신히 사형을 면한 징역 100년을 선고받기에 이른다.

시카고 성당의 지인들은 앤드류 서를 면회하러 폰티악 교도소로 찾아가 제2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으나 그 호소는 잘 받아들여 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남동생을 감옥에 남겨두고 도망자로서 법망을 피해다니던 캐서린은 결국 다시 재판정에 서게 되고 모두 장기수로 복역하는 앤드류는 영어의 몸이 되는 믿지못할 이 비극은 시카고 한인 이민 사회에서 평범한 가정이 어떻게 철저하게 무너질 수 있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케이스가 된 것이다.

그 때의 한인 신문 타이틀은 이렇다

“동거 백인남성 청부살해

20세 초반 한인여성 (호놀룰루에서) 체포“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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