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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밸리 두 교회 담임 김영식 목사] '일본인 교회지만 문닫게 할순없죠'

Los Angeles

2006.06.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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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5년째 '은혜 경험할때 보람'
LA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두 시간 가까이 달리면 모레노밸리가 나온다. 캘리포니아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이 작은 도시 위로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린다.

일본인 교회 두 곳의 담임을 맡고 있는 김영식 목사가 리버사이드 일본인교회 앞에서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인 교회 두 곳의 담임을 맡고 있는 김영식 목사가 리버사이드 일본인교회 앞에서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모레노밸리에는 10년 전만해도 남가주에서 가장 긴 활주로를 자랑하는 마치공군기지가 있었다. 70여년의 역사를 지닌 마치공군기지는 미서부 지역 공군 병참 및 훈련의 중심 기지였다.

그러나 비행기 굉음과 함께 떠들썩하던 도시는 기지가 폐쇄되면서 적막에 빠져 들었다.

모레노밸리 일본인교회 성도들에게도 고요함이 젖어 들었다. 교인 대부분은 60년대에 공군 파일럿과 결혼해 이곳에 정착한 일본 여성이었다.

성도가 줄고 일본인 목사마저 고국으로 돌아가자 '교회 문을 닫자'는 소리가 나왔다. 할머니 교인이 주류를 이루고 목사 생활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교회를 선뜻 섬기겠다고 나서는 목회자는 없었다.

김영식 목사가 모레노밸리 일본인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게 바로 그 시절이다. 목사가 없고 교회가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소식에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두 곳의 일본인 교회에서 담임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김 목사 소문을 들은 리버사이드 일본인교회의 요청으로 두 교회를 오가며 예배를 인도하고 성도를 돌보고 있다.

"처음 모레노밸리 교회에 왔을 때 교인들과 악수를 하면서 쓸쓸함이 확 느껴졌어요. 그래서 '악수 말고 허그 합시다' 그러면서 끌어안았죠. 그때 눈물을 흘리던 성도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두 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변한 게 없다. 10명에서 15명 내외 일본인 성도가 각각 교회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모레노밸리 교회 성도의 거의 전부가 미망인이다. 월남전에 참전한 남편들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일찍 사망한 탓이다.

리버사이드 교회도 미국인 남편을 둔 중년과 노년 여성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참 기쁩니다. 교인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이 세상 무엇보다 즐겁습니다. 교회를 갈 때마다 좋아요. 은혜와 사랑이 있어요."

풀러턴에 사는 김 목사는 교회 한번 가려면 왕복 100마일 이상을 운전해야 한다. 그렇지만 항상 '애인 만나는 기분으로 날라 다닌다'며 웃음을 터뜨린다.

일본인들은 믿음 생활에도 '축소 지향의 원칙'을 적용한다. 아무리 은혜를 입어도 좀처럼 뜨거워지지 않는다. 여전히 세상 현실과 자기 생각이 하나님과 나란히 병행하기 십상이다.

믿음을 가지면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전적인 가치로 받아들이는 한국인 성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성경 내용도 세상 논리에 맞춰 멋대로 해석하기 일쑤다.

"우리 교회들은 일본인 교회에서도 변두리죠. 그게 오히려 영적 거름이 됩니다. 아쉬울 게 없는 교회선 은혜도 적더라고요. 반드시 십자가를 지어야만 은혜가 임하는 법이니까요."

교인 가운데는 남편이 사망하고 자식들도 멀리 떠나 있거나 아예 혈혈단신 혼자인 경우도 있다. 그들에게 김 목사는 국적을 떠나 '고맙고 은혜로운 목사님'이다.

김 목사는 지금도 틈틈이 일을 한다. 한편으론 목회자로서 프리웨이를 누비고 다니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몫을 팽개칠 수는 없다.

"일본 유학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이젠 이골이 났지요. 목사가 무슨 일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교회가 아직 약하니까 제가 일을 해야죠."

청년 시절 일본으로 유학 가 동경외국어대학교와 일본기독신학교(현재 동경기독신학대학원)를 졸업한 김 목사는 이제 영락없는 일본 사람이 다 됐다.

일본인 교인들은 그를 가나이목사라고 부른다. 한인 친지 중에는 일본 이름을 갖는 걸 나무라는 이도 있지만 일본 성도에게는 친근할 수밖에 없다.

"일본 사람은 애통하는 마음이 적습니다. 영적 투자가 적으니 자연히 은혜도 적죠. 그러나 한번 믿으면 성실하게 노력을 다합니다. 우리 성도가 저를 사랑해 줄 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만족스럽습니다."

요즘엔 멀리 토랜스에서 찾아오는 일본인 성도 덕분에 감격의 보람이 더하다. 두 교회 한 목사 일본인을 섬기는 한국인 목사 김영식 목사는 행복하다.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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