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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매니저는 아무나 하나요 '그들의 노하우'

Los Angeles

2006.06.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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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이 지, 윤미경, 낸시 이 매니저

왼쪽부터 제이 지, 윤미경, 낸시 이 매니저

한인 경제가 팽창하면서 스몰 비즈니스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이 다 관리 감독하지 못하는 부분을 중간자 입장에서 이끌어가는 매니저들의 역할과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현장에서 일하며 업주와 직원, 직원과 손님을 연결하는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한다.


타인종 녹인 '고기+와인'
조선갈비 제이 지

"우리 고유의 음식을 타인종에게 널리 알릴 때 요식업에 종사하는 전문 매니저로서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조선갈비의 제이 지 매니저는 한인타운내 식당 전문 매니저로서 긍지를 느낄 때가 타인종 고객들이 한식을 인정할 때라고 말한다.

지 매니저는 조선갈비 이전에 주류 식당에서 14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지 매니저는 "처음에 웨이터로 요식업에 뛰어들어 일식 퓨전일식 프랑스 음식 등 다양한 음식점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주류 음식점에서 잔뼈가 굵은 지 매니저가 한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세운 목표가 있다. 바로 한국 음식을 타인종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

지 매니저는 "특히 일식당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들은 일식을 성공적으로 상품화해서 일식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으로 만든 점"이라며 "한식이 일식에 비해 더 장점이 많은데 타인종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늘 아쉬웠다"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 매니저는 조선갈비의 매니저로서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 손님들도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종업원 교육도 수시로 시키고 있다.

일례로 지 매니저가 조선갈비에서 일하기 시작해 가장 먼저 한 것이 와인의 종류를 늘린 것이다. 서양인들의 사고 방식으로는 고기와 와인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럼에도 적은 종류의 와인만이 준비됐고 또 와인에 대해 잘 아는 종업원이 없었다. 지 매니저는 이를 보고 와인 종류를 늘리고 종업원들 교육을 수시로 실시해 주류 손님들에게 그들의 구미에 맞는 음식과 와인을 대접하고 있다. 이외에도 종업원들에게 한식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해 타인종이나 한식당에 낯선 한인 2세들에게 좋은 한식을 소개하도록 하고 있다.

"한식에 낯선 타인종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고 한인들이 타인종 친구나 고객들에게 한식을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그런 식당으로 운영해나가고 싶습니다."

서기원 기자

고기맛은 직접 시식, 메뉴 수십번 테스트
서라벌 윤미경

매니저는 업소의 브랜드다.

매니저의 밝은 웃음 친절한 서비스 하나하나가 그 식당의 단골을 만들고 이미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서라벌의 윤미경 매니저는 천직을 택한 듯 하다.

인터뷰 내내 떠날줄 모르는 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또 그 미소와 함께 전해지는 따뜻한 배려의 마음씨는 자연스레 발길을 서라벌로 이끈다.

매니저로서의 업무를 시작한지 1년 2개월이지만 그는 어느새 초보매니저가 아닌 전문매니저로서 변모하고 있었다.

고객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 하고 직원들의 편안한 업무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직원들 스케줄 관리 물품 구입 고객 서비스 등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면서 최선의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

특히 고기 맛에 대한 불평을 들으면 바로 그 고기를 직접 시식해보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한 후 개선책을 찾아간다.

"매니저란 일이 제게 어울린다기 보다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저희 식당에 오실 때마다 기분좋게 맛있게 식사하시고 또다시 찾아오시는 모습을 보면서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윤 매니저는 서라벌에서 캐시어로 시작해 매니저가 됐다.

항상 웃으면서 고객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임효진 대표가 그에게 매니저를 맡겼다.

그의 웃음때문일까. 예전보다 많은 고객들이 서라벌을 찾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윤 매니저는 "주변에 비즈니스 상권이 취약해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상급 생고기와 친절한 서비스를 무기로 다시찾고 싶은 식당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윤 매니저는 점심시간 고객을 위해 서라벌 런치박스와 순두부.비빔밥 콤보를 선보였다.

신규 메뉴 개발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수십번 거치는 맛 테스트도 그에게는 즐겁기만 하다.

늘어가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윤 매니저는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대하고 싶단다.

"가족같은 분위기로 직원들과 함께 최고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고객들의 웃음은 곧 저의 행복이자 식당 식구 모두의 행복이니까요."

김기연 기자


손님에게는 항상 웃는다
칠보면옥 낸시 이

칠보면옥의 낸시 이 매니저. 타운에서 꽤 유명한 레스토랑 매니저 가운데 한명이다. 역시 타운에서 꽤 알려진 인사들이 종종 찾는 래디슨 윌셔 플라자 호텔 1층에 위치한 ‘사까이’에서 8년동안 매니저로 일한 이 레스토랑의 얼굴이으니 그럴 만도 하다.

칠보면옥으로 옮긴 지는 이제 2달. 일식당에서 구이집. 제법 파격적인 변신이다.

“다른 점이 많아 다양한 면을 접해요. 처음에는 망설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매니저로서의 경험을 쌓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손님도 많고 장사도 잘되는 칠보면옥. 사실 처음에는 잡음도 많았다.

“서비스 개선에 올인했죠. 제가 하는 일이 홀과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인데 손님들이 불편함 없도록 직원 교육에 힘쓰고 있어요.”

손님이 주문하기 전에 손님이 필요한 것, 취향을 파악할 것, 넉넉하게 서비스할 것 등은 기본이다. 손님에게는 항상 웃어라, 손님의 기분을 좋게하는 멘트를 날려라 등은 이 매니저의 노하우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뱃는 법이고 기분 좋은 멘트에는 나왔던 불만도 속 들어가게 마련이다. 게다가 가족 단위 손님이 많는 식당 특성상, 자녀들의 칭찬은 결정타다.

“제가 원래 못되고 터프했어요. 저 때문에 나간 직원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죠. 군기 잡기에서 이제 직원들에게 제 바람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식당 체계를 잡기 위해 종업원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서로 좋은 말만 하고 서로 상처주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2달만에 손님들로부터 이제서야 음식 맛에 걸맞는 서비스가 나온다는 평가를 듣는다.

75년 이민온 이 매니저는 LA에서 전자 제품 관련 비즈니스를 운영했었다. 4.29폭동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다이아몬드바, 다운타운 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맛봤다. 고생 끝에 사까이에 웨이트리스로 들어갔고 1년만에 매니저로 승진했던 것.

내집, 내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 눈을 감아도 식당내 구석구석 뭐가 있는지 꾈 정도. 주인이고 손님이고 거짓없이 대했다. 그러면서 주인에게서 신뢰를 얻었고 손님은 고마움을 표했다.

칠보면옥으로 옮긴지 이제 2달. 무심코 왔다가 반가워하는, 그리고 계속 찾는 손님들을 보면 그거 감사할 뿐이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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