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사진)가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2003년 발간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했기 때문이다. 이 책과 영화는 윈투어를 실제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투어는 어떤 인물일까?
1988년부터 보그의 편집장으로 일해온 윈투어는 자타공인 패션계의 '파워우먼'이다. 그녀의 입김으로 런던-밀라노-파리-뉴욕순의 패션쇼 스케줄이 뉴욕-런던-밀라노-파리로 바뀌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윈투어가 나타나지 않으면 패션쇼가 시작돼지 않는다. 그녀가 백스테이지라도 방문하면 난리가 난다. 특정 디자이너의 쇼룸이라도 방문하면 그 디자이너는 금새 유명세를 치른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도 윈투어가 주목하면서 현재 패션계의 제일 잘나가는 디자이너로 등극했다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이다.
모 디자이너는 어느 해인가 윈투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광고 지면을 사서 '생일축하'메시지를 게재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가 "말 한마디와 표정 하나로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고 보도했을만큼 막강한 파워를 지녔지만 윈투어에 대한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패션계를 이끌어간다고 좋은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책에서 묘사된 것처럼 독선과 아집에 가득찬 '악마'같은 존재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윈투어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테니스를 치고 7시면 회사로 출근하고 각종 파티에도 10분 이상 머무르지 않는등 자기관리에 뛰어나다. 또한 자선 모금단체에 수많을 기금을 내는 등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자신을 악마로 묘사한 영화의 제작사에게 공동 프로모션을 제안한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업무에도 철두철미한 창의성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녀는 '핵폭탄'이라는 별명을 지녔을 정도로 괴팍한 인물이기도 하다.
수십년을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절대 웃지 않는다. 지나친 크리에이티브를 혐오한다. '죽여주는 구두'와 샤넬에 집착한다 등.
일부에서는 천재로까지 불려지고 있는 실험적인 패션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갈리아노의 패션쇼에 참석했다 금새 자리를 박차고 나선데 대해 "디자이너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이해 못할만큼 패션 에디터로서 능력이 없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한국 보그지의 이명희 편집장은 "윈투어만큼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군가로부터 사소한 원한을 사기도 쉽다"며 "하지만 직접 만나본 윈투어는 대범하고 쿨한 성격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패션업계의 대표적 커리어 우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