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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미래교양사전] 입는 로봇, 티핑포인트…창조적 소수의 필수상식

Los Angeles

2006.07.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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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인류 변화시킬 이론·지식·아이디어까지
미래교양사전
이인식 지음, 갤리온, 576쪽


작은 구조가 큰 구조의 형태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프랙탈 무늬. 작은 사진은 이인식씨.

작은 구조가 큰 구조의 형태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프랙탈 무늬. 작은 사진은 이인식씨.

전자종이 입는 로봇 티핑포인트…. '미래교양사전'에 실린 369개의 표제어 중 비교적 평범해 보이는 어휘 몇 개를 골랐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표제어 369개는 "2050년까지 인류사회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론 아이디어 지식"에서 추려냈다. 따라서 세 개 모두가 낯설다면 당신은 앞날 변화에 둔하다는 지적을 받을지도 모른다.

전자종이는 종이와 컴퓨터 화면의 장점을 결합시킨 신물질. 2000년 첫선을 보인 이 전자종이로 만든 책 한 권을 가진 이는 이미 대단한 장서가다. 인터넷을 통해 수천 권 종이책의 콘텐트를 다운받으니까.

'입는 로봇'의 경우 간호사가 입으면 괴력의 원더우먼으로 변신한다. 20kg의 힘을 지원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미래과학사전'이 아닌 '미래교양사전'. 과학기술 외에 경제 문화 환경 군사 심리 정치 섹슈얼리티와 초자연 현상까지 커버하고 있다.

'티핑 포인트'를 살펴보자. 몇해 전 '티핑 포인트'란 책도 나왔지만 티핑은 어느 사회에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를 뜻한다. 어느 영화가 갑자기 대박을 터뜨리거나 갑자기 특정 스캔들이 퍼지는 등의 극적인 확산현상….

이 책은 '다이내믹 코리아'야말로 티핑 포인트가 무척 많은 사회라고 설명한다. 두툼한 '미래교양사전'은 과학저술가 1세대 이인식씨의 신간. 1987년 '하이테크 혁명'이래 스무 권 가까운 대중과학서를 써온 그의 활동을 결산하는 책이다.

그것도 마지막이다. 내년부터는 사회평론가로 재변신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뒤 금성사에 입사했던 그는 "글을 쓰고 싶어서" 직장을 내던졌다. 생물학 물리학 전자공학을 넘나들던 그의 역할 덕에 지금 대중과학 장르는 독서시장의 한 코너에 든든히 자리 잡았다.

이씨는 "인류의 미래를 과학기술 관점에서만 전망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모든 장르에서 표제어를 뽑았다"고 말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책의 부제가 대담하게도 '대한민국 창조적 소수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인데 그것은 지난 93년 비디오예술가 백남준이 던졌던 쓴소리를 연상시킨다. 당시 백남준은 휘트니 비엔날레 한국전을 기획하면서 "한국의 예술가 관료 기업인들은 뉴요커들과 정보 격차가 너무 심하고 때문에 창조적 변화를 수용하는 강한 이빨을 가진 이도 드물다. 이를테면 '프랙탈'이란 용어를 아는 이가 거의 없다"고 개탄했다.

프랙탈. 이제는 상식이 된 말이지만 이 책 505쪽은 이렇게 돼있다. "프랙탈이란 본래 수학용어로 출발했지만 눈송이 나뭇잎처럼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형태를 말하며 카오스적 사회구조도 설명하는 말이다." 369개 표제어는 가나다 순의 사전식으로 정리됐다.

단 딱딱하지 않다. 짧은 설명이 있는가 하면 매우 긴 것도 있어 자유로운 서술이 특징이다. 당연히 책 뒤의 색인이 매우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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