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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쏘는 조던' 커리…'황금시대' 열다

Los Angeles

2016.04.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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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까지 단신에 무명 설움…슛 연습 몰두
골든 스테이트 '런&건' 전략으로 최다승 신화
프로농구(NBA)의 전설이 떠나는 날, 새로운 영웅이 대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슈터 겸 가드인 스테판 커리(28)가 지난 13일 북가주 오클랜드에서 벌어진 정규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46점을 기록, 팀의 125-104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73승9패를 기록한 골든 스테이트는 1995~96시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3) 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의 종전 기록(72승10패)를 한경기 차이로 뛰어넘어 NBA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이날 3점슛 10개를 몰아넣은 커리는 역대 최초로 한 시즌 3점슛 400개(402개)를 돌파하는 기록까지 세웠다.

올시즌 득점 1위(평균 30.1점) 커리는 3점슛 성공률이 45.4%나 된다. 평균 11.2개를 던져 절반에 가까운 5.1개를 림에 꽂아넣었다. 케니 스미스 NBA 해설위원은 "커리는 덩크슛 대신 3점슛을 쏘는 새로운 조던"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좌완투수 클레이턴 커쇼(28)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커리만큼 뛰어난 스타는 없다"고 극찬했다.

커리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여자선수처럼 체스터슛(가슴 부근에서 두 손으로 밀어던지는 슛)을 했다.

현역 시절 '3점 머신'으로 명성을 떨친 부친 델 커리(NBA 16시즌간 3점슛 성공률 40.2%)의 모교 버지니아공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퇴짜를 맞았다. 결국 약체인 데이비슨대 유니폼을 입었다.

키 1m91cm로 단신에 속하는 커리는 아버지와 매일 새벽 슛연습을 하며 약점을 고쳐나갔다. 슛의 탄도를 55도로 높이고, 공을 잡아 슈팅까지 걸리는 시간을 0.4초까지 줄였다. 그 덕분에 2009년 NBA 신인드래프트 7순위로 골든 스테이트에 입단했다. 그러나 데뷔 이후 3시즌간 평균 17점에 그쳤고 팀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2013년 계약 연장 협상을 할 때 라이벌 케빈 듀란트(28·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에게 보여줬던 자료를 재사용하고 그의 이름을 '스테폰'으로 발음하는 등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자존심이 상한 커리는 또 한번 이를 악물었다. 공 다루는 기술을 드리블 하며 벽에 붙은 5개의 전구를 한 손으로 눌러 끄는 독창적인 훈련을 했다.

커리는 올 시즌 팀 동료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이상 2m1cm) 등과 함께 출전 선수 전원이 쉴새 없이 뛰면서 슛을 쏘는 '런&건' 농구로 대기록을 세웠다.

커리는 21세기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려한 덩크슛을 앞세운 조던과 달리 커리는 '3점슛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한국 프로농구 김선형(SK), 허웅(동부)도 커리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한다. NBA 역대 최다득점자 카림 압둘 자바(69)는 "커리가 농구계에 3점슛 혁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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