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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토크] '칸세코! 고마해라…마이 묵었다 아이가…'

Los Angeles

2006.07.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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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토비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TV 프로에서는 “이제 그만~”이라는 유행어가 나온다. 배우 장동건은 영화 ‘친구’에서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그만 해라 많이 먹었단 말이야)’라는 마지막 대사를 했다.

롱비치로 소속팀을 옮긴 호세 칸세코가 리노와의 경기를 덕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AP>

롱비치로 소속팀을 옮긴 호세 칸세코가 리노와의 경기를 덕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AP>

이제 호세 칸세코에게 “이제 그만~”과 “고마 해라”라는 대사를 날릴 때가 됐다. 칸세코의 폭로전이 계속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토비에서는 신나게 논 후에 “이제 그만~”이라는 말로 프로그램을 끝맺었고 영화 ‘친구’에서는 학생 시절 절친한 친구(유오성)의 칼부림을 통한 분노 표출이 칼찔림 30번으로 충분하다고 했던 장동건의 마지막 말이 ‘고마 해라(그만 해라)’였다.

칸세코는 ‘약물에 취해(The Juiced)’라는 책을 써 메이저리그에 만연한 스테로이드 문제를 꼬집었고 이는 사회적으로 큰 이야깃거리가 되게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모두가 ‘쉬쉬’하면서 야구계가 썩어 들어가는 상황에서 그가 공공연한 비밀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다시 등장해 ‘제2차 폭로전’을 시작한다고 하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칸세코가 한심한 것이 아니라 야구계가 한심하다는 뜻이다. 칸세코야 어차피 야구계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전혀 없고 폭로를 통해 돈이나 신나게 벌자는 주의로 가고 있어 말릴 도리가 없다. 소송이 난무하는 미국 사회에서 아무도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리기 때문이다.

그의 폭로전을 중단시켜야 할 사람들은 메이저리그의 구단주와 커미셔너인데 이들은 여전히 “칸세코의 말은 신빙성이 없다”는 말을 하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약물에 취해’가 발간된 후에도 야구계 리더들은 그런 자세였다. 중요한 사실은 칸세코의 말에 신빙성이 있고 오히려 구단주나 커미셔너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칸세코가 시쳇말로 ‘또라이(비속어)’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야구계 리더들이 그런 취급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야구계 리더들이 강력하고 투명한 제도를 서둘러서 만들지 않을 경우 야구계는 칸세코의 제2차 폭로전에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야구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칸세코가 폭로전을 재개하더라도 “과거는 과거일 뿐 야구는 새롭게 다시 출발한다”라는 말이 나와야 칸세코를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칸세코와 일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To 칸세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To 일부 선수들: “(약물 사용) 이제 그만~.”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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