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프로풋볼(NFL)을 혼란속으로 몰아넣은 '바람 빠진 공' 스캔들(디플레이티드 게이트)의 주인공인 쿼터백 톰 브레이디(39·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결국 NFL 사무국의 징계를 받게 됐다.
뉴욕 맨해튼의 제2연방 항소법원은 25일 2-1로 브레이디가 오는 9월 개막하는 새 시즌에서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는 NFL 사무국의 조치와 같은 판결이며 지난해 9월 NFL 사무국의 징계를 무효라고 판단한 하급심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번복한 것이다.
다수 의견을 낸 법관들은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을 조사한뒤 브레이디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당초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로저 굿델 NFL 커미셔너가 현행 노사협약에 따라 포괄적 재량권을 적절히 사용했고 징계 결정 과정에서 브레이디의 반론권도 박탈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조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브래디가 NFL 사무국 조사 내용을 제대로 살필 기회를 얻지 못해 징계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정한 연방지법의 판결을 뒤집은 셈이다.
또 '불법적 조사 내용에 기반을 둔 굿델 커미셔너의 징계권 행사는 무효'라는 NFL 선수노조의 주장도 퇴짜를 놓았다.
공의 바람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지닌 '디플레이티드'와 추문을 뜻하는 '게이트'를 합친 '디플레이티드 게이트'는 2015년 1월 뉴잉글랜드-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아메리칸 컨퍼런스(AFC) 결승전에서 발생했다. 뉴잉글랜드의 45-7 완승으로 끝난 경기에서 사용된 12개의 볼 가운데 11개의 공기 기압이 기준치보다 16%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중 볼을 인터셉트한 콜츠 선수의 의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기압이 느슨한 볼은 던지거나 잡기에 용이한 점을 악용해 뉴잉글랜드가 당시 폭우로 경기장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유리한 경기를 펼치려 공의 바람을 일부러 뺐다는 의혹이 일었다.
NFL 사무국은 브레이디가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장비 담당 직원 2명이 바람 빠진 공을 준비한 것을 '대체로 알았을 것'이라며 지난해 5월 4경기 징계를 부과했다.
또 뉴잉글랜드 구단에도 벌금 100만달러ㆍ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및 2017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 박탈이란 징계를 내렸다. 항소법원의 판결 번복에 따라 브레이디는 그동안 쌓은 명성이 더러워질 위기에 처했다.
브레이디는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매우 실망스러우며 나는 물론 우리 팀의 누구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한편 언론은 "브레이디가 판결에 불복, 사건을 연방대법원까지 끌고 가며 천문학적인 시간과 돈이 드는 장기 소송전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