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근무복장] 권위를 중시하는 '베이비 부머'세대는 평일은 정장 금요일은 캐주얼을 고집한다. 반면 X세대는 비즈니스 캐주얼 Y세대는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를 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샌프란시스코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잡스는 청바지에 검은색 라운드셔츠를 즐겨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AP>
LA의 한 보험회사 직원인 타라 구이조트는 항상 정장을 입고 다닌다. 하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어디서 멋진 옷을 샀냐’는 것 대신 ‘오늘 새 직장을 인터뷰가 있냐’는 것. 구이조트의 동료들은 대부분 일주일 내내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내가 무슨 옷을 입던 무슨 상관이야’라는 태도의 젊은 직장인들이 몰고 온 ‘캐주얼’ 바람이 거세다. 회사의 중역에서 현관의 안내직원까지 원하는 복장을 입고 다니는 직장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더 많은 직장의 근무복장이 캐주얼로 바뀌면서 '평일정장에 금요일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드레스 코드가 무너지고 있다고 최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신세대 직장인들'이 서 있다.
'베이비 부머'세대들은 직장에서도 '성공'을 표현해야 하는 세대였다. 정장을 입음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를 두고 자신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과시해야 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X세대들이 직장에 유입되면서 이러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18세에서 26세사이의 Y세대는 더욱 심하다. 회사의 기준을 따르는 것을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것을 따라야 한다는데 반항심마저 느낀다는 것이다. 편한 것이 최고라는 입장이다.
뉴욕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올가 쉬머크러(29)는 "직장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복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닷컴 열풍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복장파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언제나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다. 많은 직장인들은 스티브 잡스처럼 편안한 복장을 하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면 굳이 정장을 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보수적인 변호사 사무실 회계사무실 대기업 본사들까지 캐주얼 돌풍은 이어지고 있다. 신입사원들에게 옷을 맵시있게 입는 법을 가르치던 얘기들은 이미 '전설'이 돼버렸다.
폴로셔츠와 스웨터로 한 발짝 물러났던 비즈니스 캐주얼도 아예 티셔츠와 청바지에 밀리는 추세다. 직장의 근무복장으로 금기시 여겨지던 노브라에 '플립 플랍(Flip flop일명 쪼리)도 '수용가능'한 수준까지 왔다.
한 때 직원들은 무조건 근무시간에 정장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고용주들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
버지니아에 위치한 컨설팅 회사인 ICF 인터내셔널의 미리암 와닥은 "능력있는 X세대를 뽑으려면 복장 규정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 직원들의 자유분망한 근무복장을 회사가 용인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직장동료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가슴골이나 툭 튀어나온 뱃살을 내보이는 것은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음식회사인 제너럴 푸드의 대변인인 크리스트 포스터는 '상황에 맞는 복장을 입을 것'을 회사규정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외부의 중요한 고객을 만날 때는 평소에 입지 않던 정장도 꺼내서 입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7살의 변호사인 매트 스미스도 '화요일 정장'을 고집하고 있다. 스미스는 매일 정장을 입고 다니다간 주위로 부터 '조롱'을 당할 것을 알고 있다. 대신 화요일은 정장을 입고 주요 고객들을 상대한다.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빅토리아 존슨(47)은 "한 번도 캐주얼 복장으로 회사를 나온 적이 없다. 외모는 중요하다. 인사를 나누기 전에 사람들은 복장 등 첫 인상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