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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저항 처형된 독일 목사, 디트리히 본호퍼 전기 번역책 출간

Los Angeles

2006.08.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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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저항해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가 처형된 독일의 신학자이자 목사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친구이자 제자였던 전기작가 에버하르트 베트게(1909~2000)가 쓴 '디트리히 본회퍼'(복있는사람 펴냄.사진)가 번역돼 나왔다. 저자가 독일에서 출간한 지 40년 만에 본국에 소개되는 것이다.

그는 그 영성이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하고 그립고 병약한 나" "따스한 말과 인정에 목말라하는 나" "방자함과 사소한 모욕에도 치를 떠는 나" "사람들 앞에서는 허세를 부리고 자신 앞에선 천박하게 우는소리 잘하는 겁쟁이"(이상 '나는 누구인가?' 중)인 자기를 환하게 비춰 하나님 앞에 삶과 존재의 모든 것이 밝게 드러나길 원했던 것이다.

그의 이러한 정신은 삶을 통해 실천됐다. 그는 자신의 저서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밝힌 것처럼 그리스도가 걸어간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행동가였다.

그는 "제 정신을 잃은 운전자가 폭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면 그 폭주?멈추게 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히틀러 제거 음모에 가담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주의자의 내면은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타자를 위한 존재로 살고자 했던 사랑과 희생의 정신 '고난의 길'에서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믿은 순백한 영혼으로 채워져 있었다.

독일 브레슬라우에서 팔 남매 가운데 여섯째로 태어난 본회퍼는 유복하고 전통 있는 가문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였고 17세에 튀빙겐 대학에 입학했으며 21세에 베를린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24세에 대학교수 자격을 얻은 천재 신학자였다.

나아가 그는 히틀러의 하수인이 되어가는 독일교회에 맞서 싸운 교회투쟁가이자 세계 교회일치 운동가였다. 그는 히틀러가 집권한 지 이틀 만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도자가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해 국민을 현혹하고 국민이 그에게서 우상을 기대하면 그 지도자상은 조만간 악마의 상으로 변질되고 말 것"이라고 나치의 앞날을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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