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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하워드 '약물않고' 60홈런 날린다

Los Angeles

2006.09.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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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 장외포 펑펑…모처럼의 ‘흑인 거포’
로저 매리스의 ‘비약물 부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호)에 도전을 하고 있는 라이언 하워드(26·필라델피아 필리스 1루수)가 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시즌 50, 51, 52호 홈런에 이어 4일도 53호 홈런을 기록했다. 매리스의 기록은 이미 마크 맥과이어(1998-99년), 배리 본즈(2001년), 새미 소사(1998,99,01년)에 의해 최다 홈런의 자리에서 밀려났지만 ‘스테로이드의 도움’으로 무너진 것이라 최근 들어 ‘심정적인 최고 기록’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약물의 도움 없이 매리스의 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3일 경기에서 홈런을 3개나 때려낸 라이언 하워드가 팬들의 '커튼 콜'에 답하고 있다.

3일 경기에서 홈런을 3개나 때려낸 라이언 하워드가 팬들의 '커튼 콜'에 답하고 있다.

하워드가 약물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홈런포를 날리고 있다면 그의 홈런 기록 행진은 경이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파문이 일은 후 야구계에서 약물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철저한 조사를 했고 하워드가 ‘깨끗하다’고 가정한다면 그의 홈런 행진은 야구 역사에서 대단한 일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2년차의 젊은 선수다. 라이언 하워드는 누구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 짐 토미도 필요 없게 만든 선수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핵심타자인 짐 토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기회를 얻는 선수는 바로 하워드였다. 트리플A에서 뛰고 있었던 하워드는 빅리그로 승격된 후 88경기에 출전 홈런 22개 63타점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했는데 이는 필리스가 토미를 미련 없이 트레이드하도록 만들었다.

토미는 올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맹활약 중이다. 토미를 보내면서 필리스 구단은 2년 동안 22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워드는 토미의 빈자리를 메운 정도가 아니라 필리스 구단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올 시즌 그는 135경기에 출전해 홈런 53개 134타점 타율 3할9리 OPS 1.067을 기록했다. MVP급의 활약이다. 필리스가 올시즌 그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35만5천 달러. 토미를 보내고 하워드를 기용한 것이 얼마나 현명한 결정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괴력의 타자

미국은 스테로이드 천국이라 사실 그의 기록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100% 깨끗하다고 가정한다면 괴력의 타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워드는 5월과 8월에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5월과 8월 이틀에 한 번은 '롱볼'을 날렸던 하워드는 9월에도 홈런포가 이어질 전망이다. 3일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려냈기 때문에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홈런 61개는 무난히 넘어설 분위기다. 하워드의 괴력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감지됐다. 2004년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뛰던 해에 홈런 46개를 기록한 바 있는 그는 고교시절에도 자주 장외홈런을 날리는 선수였다.

☆ 그런 그도 기회가 없었을 때가…

하워드는 고교시절 장타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고교 졸업 후 장학금을 주겠다는 학교가 나타나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사우스웨스트 미주리 스테이트 대학(현 미주리 스테이트)으로부터 장학금 제의를 받은 하워드는 이후에도 '힘이 좋지만 타격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다'라는 평을 들었다.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그는 5라운드 전체 140번으로 지명됐을 정도로 기대주는 아니었다. 하워드는 그러나 프로가 된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프로진출 후 마이너리그에서 MVP를 독차지하며 필리스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워드의 한 측근은 주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언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성격이다. 그런데 그가 필요했던 것은 조언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깨달음이었다. 그가 깨닫기 시작한 후부터 좋은 타자가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2살 때부터 야구에 관심

하워드는 2살 때부터 야구 경기를 보며 장난감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한다. 그의 부모에 따르면 당시 하워드의 장난감 야구놀이는 장난이 아니라 진지한 연습이었을 정도로 야구 매니아였다.

그의 모친인 셰릴은 맥클래치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TV를 보면서 타자 흉내를 냈던 라이언은 어릴 때부터 야구에 빠져 있었다. 정말로 진지했다. 야구는 그의 첫 사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하워드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그는 또한 부모가 공부를 강조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에 대해 "잘 내린 결정이었다. 대학에서 야구 선수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성숙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언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 한 번도 싫은 표정을 지은 적이 없는 선수로 소문이 자자하다.

☆ 흑인들의 영웅 될까

하워드는 오랜만에 등장한 흑인 거포라 흑인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흑인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흑인 스포츠팬들은 주로 농구나 풋볼에 관심을 보이고 야구에는 등을 지는 경향이 있다. 10대 아프리칸 아메리칸들도 야구보다는 농구와 풋볼을 즐겨한다. 하워드가 이러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하워드의 성장세로 볼 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적어도 필라델피아에서는 흑인 청소년들이 야구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그는 흑인 사회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라이언 하워드 프로필]

▷이름: Ryan James Howard

▷생년월일: 1979년 12월19일

▷출생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키/몸무게: 6피트4인치/230파운드

▷투/타: 좌투좌타

▷포지션: 1루수

▷출신교: 라파예트 고교/미주리 스테이트

▷드래프트: 2001년 전체 5라운드 140번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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