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가야만 볼 수 있던 전 세계의 축제를 그 다양한 먹거리, 구경거리와 함께 이곳에서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는 건 LA를 살아가는 즐거움이다.
옥토퍼 페스티벌 행사기간 중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판매부스와 각종 먹거리 코너 등이 설치된다.
9월과 10월, LA의 하늘 아래에서는 바바리아인들의 축제인 ‘옥토버 페스티벌(Oktoberfest)’이 펼쳐진다.
옥토버 페스티벌이 처음 시작된 역사를 좀 살펴볼까. 1812년, 독일의 뮌헨에서는 훗날, 바바리아 왕국의 왕이 된 루드비그 왕자와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 루드비그 1세는 삭소니아에서 데려온 신부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뮌헨 전역에 대대적인 잔치를 선포한다.
가을철인지라 축제는 수확과 결실, 그리고 뮌헨 근처의 가장 유명한 산물, 맥주에의 헌사로 꾸며졌다. 손에 손마다 스타인 잔을 들고 잔이 넘치도록 맥주를 따라 어깨를 들썩이며 ‘드링크(Drink)’ 노래를 부르는, 마치 ‘황태자의 첫사랑’ 같은 장면이 뮌헨 전역에서 연출됐다.
그해 이후 옥토버 페스티벌은 매년 가을 독일을 술렁이게 하는 전통이 됐다.
왕자와 공주의 결혼기념일을 핑계로 한 그들의 한 판 신명나는 축제는 독일 전역에 나치의 붉은 깃발이 물결치고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내리는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나면서도 면면히 이어졌다.
바바리아인들은 살고 있는 땅이 어디든 옥토버 페스티벌을 함께 가져갔다. 이제 옥토버 페스티벌은 전 유럽 대륙은 물론 온 세계가 함께 축하하는 축제로 진화했다.
본래 축제는 10월 한 달 동안 열렸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는지 한 달을 앞당겨 일찌감치 9월부터 시작된다.
옥토버 페스티벌 기간 동안 알파인 빌리지와 헌팅턴 비치의 올드 타운 빌리지에 가면 평소 다른 인종에 치여 잘 보이지도 않던 푸른 눈 금발의 바바리아 후예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다. 프랑스인들의 삶이 와인 빛처럼 붉게 물든다면 바바리아인들의 인생은 맥주 빛깔을 닮아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이들은 축제 기간 동안 맥주와 맛있는 독일 음식을 즐기고 바리안 움파파 브래스 밴드의 신나는 음악 연주 치킨 댄스 젖소 짜기 프리츨 먹기 요들송 부르기 장작 패기 스타인 잔 들기 대회 등의 다양한 행사를 즐긴다.
알프스의 목동과 소녀 같은 전통 의상을 입은 움파파 밴드는 나팔 소리 빵빵 울려가며 신나는 음악을 연주한다.
댄서들은 축제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바바리안 움파파 브래스 밴드의 연주에 맞춰 민속춤을 공연한다. 요들송 왈츠 독일 민요의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울려 퍼질 때쯤 당신은 그들 틈에 섞여 함께 어깨를 감싸 안고 몸을 좌우로 흔들고 싶어질 지도 모른다.
축제의 열기가 무르익어갈 무렵이면 모두가 팔을 굽혀 요란한 날갯짓을 하며 치킨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치킨 댄스의 동작은 처음엔 아주 느리게 시작되지만 몇 차례 반복되면서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축제 기간 동안 벌어지는 여러 가지 콘테스트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은 '스타인(Stein) 잔 오래 들고 있기 대회'다. 무대에 올라선 참가자들은 굵은 팔뚝을 드러내 놓고 뚝심을 자랑하지만 2~3분 만에 무거워 팔이 자꾸만 아래로 내려간다.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 소리 추임새에 힘입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기는 하지만 1 2분도 아니고 잔을 어깨 높이로 들고 있기가 어디 그리 쉽겠는가. 무쇠 팔뚝을 가진 마지막 승자를 겨루는 대회에 임하는 바바리아인들의 진지한 표정에는 어린애와 같은 순진무구함이 엿보인다.
독일인 하면 떠오르는 고정적 이미지는 잔뜩 찌푸린 표정에 관념철학 분석철학을 논하는 모습.
하지만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주종불문 두주불사 술 마시며 노는 모습은 우리나라 술꾼들과 필적할 만큼 풍류가 가득하다. 뮌헨에서 6000마일 떨어진 LA의 하늘 아래 펼쳐지는 옥토버 페스티벌에서는 바바리아인의 후예를 만날 수 있다.
▲ 토런스 알파인 빌리지(Alpine Village)의 옥토버 페스티벌
알파인 빌리지는 LA에 옮겨다 놓은 작은 독일. 이곳이 생겨나면서부터 함께 시작된 옥토버 페스티벌은 올해로 35년째를 맞는다.
올해 옥토버 페스티벌은 9월 9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주말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비어 가든(Beer Garden)에서 펼쳐져 현장에서 신선하게 만든 바바리아 음식과 직접 양조한 바바리아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스타인 잔 들기 요들송 부르기 대회 프리츨 먹기 대회 나무 톱질하기 대회 젖소 짜기 대회 치킨 댄스 경연 대회 등 이곳의 축제는 관객의 참여로 더욱 흥겹다.
옥토버 페스티벌 기간 중인 9월9일부터 10월1일까지는 독일에서 날아온 움파파 브래스 밴드 Aalbachtaler가 신나는 음악을 연주한다. 그 외에도 사운드 언리미티드 익스프레스 밴드 트레이시 웰즈 오케스트라 등 밴드들이 매일 밤 출연한다.
맥주 가든의 옥토버 페스티벌 축제 스케줄은 9월 9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금요일은 오후 6시30분~새벽 1시(21세 이상만 입장 가능) 입장료 5달러. 토요일은 오후 6시~새벽 1시(21세 이상만 입장 가능) 입장료 5달러. 일요일은 정오~오후 7시 (패밀리 데이) 입장료 4달러. 12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LA타임스나 인터넷을 통해 쿠폰을 다운로드 받으면 무료 또는 반값으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알파인 빌리지는 옥토버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가볼만 한 곳.
하우스에서 직접 만든 맥주와 맛있는 음식이 있고 매일 밤 다른 라이브 엔터테인먼트가 마련된다.
넓은 2개의 댄스 플로어에서 월요일엔 빅밴드 화 목요일에는 컨트리 웨스턴 수요일은 5~60년대 록큰롤 금~일요일은 50년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러피언과 아메리칸 콘티넨털 댄스 뮤직을 연주하며 댄스 클래스도 마련된다. 커버차지는 따로 없다. 라이브 밴드 연주는 월 오후 7시 30분~ 11시 30분. 화 오후 7~8시. 수 오후 8시~자정. 목 오후 7~8시. 금 오후 8시~자정. 토 오후 8시~새벽 1시 30분.
알파인 빌리지 내에는 알파인 아트, 알파인 코스메틱, 유리와 도자기, 유러피언 카드와 기프트 수입품점, 장난감 가게, 스왑밋, 웨딩 채플, 수집가의 갤러리, 신발가게, 남가주 맥주 브루잉 캄퍼니 등 22개의 스토어들이 들어서 있다.
알파인 인 레스토랑은 저렴한 가격에 여흥과 함께 하는 맛있는 유러피언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곳. 독일식 사우어브라튼, 비엔나 슈니츨, 룰레이드, 사슴 구이, 송아지 요리 등 맛있는 요리들을 마련하고 있다. 14달러99센트에 선데이 브런치를 즐길 수 있으며 프라임 립 알파인 커트를 런치 9.95, 디너 11.95달러에 선보인다. (310) 323-6520
알파인 마켓은 마치 유럽에서 샤핑하는 것 같은 색다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카페테리아 겸 델리 전문점이다. 맛깔스런 음식과 신선한 델리 아이템, 유러피언 커피, 모차르트 초콜릿 등 디저트 등 수입품들을 갖추고 있다. 1996년 로스앤젤레스 매거진에 의해 LA 최고의 독일 델리 전문점으로 선정됐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정육부에서는 독일과 폴란드 등 유러피언 소시지와 함께 파테, 살라미, 사우어브라튼, 알파인 햄과 치즈 등을 판매한다. 매스터 소시지 메이커 알렉스 라거는 2000년도 캘리포니아 주 정육업자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은 홈 메이드 소시지를 선보인다.
그 외 유럽 전역에서 수입한 150가지 이상의 맥주와 유럽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갖추고 있다. 유러피언 스타일의 베이커리에서는 홈메이드 타르트, 페이스트리, 빵, 롤, 쿠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빵, 홈메이드 애플 슈트들을 마련하고 있다.
오픈 시간: 월~목요일은 오전 11시~오후 7시. 금요일은 오전 11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8시. (310) 327-2483
알파인 빌리지의 주소sms 833 W. Torrance Bl. Torrance, CA 90502. 가는 길은 1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Torrace Bl. 출구에서 내려 좌회전해 곧바로 알파인 빌리지 무료주차장이 나오면 우회전한다. (310) 327-4384. www.alpinevillag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