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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추호도 없다

Los Angeles

2006.09.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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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근은 족히 드는 사람이 새의 날개 하나를 들지 못하고 가을의 동물 털끝까지 살필 수 있는 자가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더미는 보지 못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맹자가 제나라의 선왕을 만나 임금이 왕도정치를 펴지 않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런 의지가 없음을 탓하며 든 비유다.

'맹자'에 나오는 가을의 동물 털끝 '추호지말(秋毫之末)'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추호의' '추호도' 등의 형태에 대개 '없다' '않다'의 부정어가 뒤따라 "그의 말에는 추호의 거짓도 없음이 밝혀졌다" "나의 결심은 추호도 흔들리지 않는다"와 같이 쓰인다.

가을이 되면 동물들은 촘촘한 겨울털로 갈아입는데 새로 나는 털은 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추호(秋毫)'는 가을에 짐승의 털이 가늘다는 뜻으로 아주 적은 것을 비유하며 가느다란 털 하나조차 없을 만큼 조금도 없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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