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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 '행복한 사람' 여기가 바로 '지상의 낙원'

Los Angeles

2006.10.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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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홀로 가꾼 30만평 꽃밭 정원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지음
월북 펴냄

타샤 튜더가 35년간 홀로 가꾼 집 정원에는 사시사철 쉼없이 아름다운 꽃들이 색의 향연을 펼친다.

타샤 튜더가 35년간 홀로 가꾼 집 정원에는 사시사철 쉼없이 아름다운 꽃들이 색의 향연을 펼친다.

동부에 갈 일이 있으면 꼭 한번 들리고 싶은 곳이 있다. 버몬트주 시골에 있는 타샤 할머니네 정원이다. 19세기 전원풍 정원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담쟁이 덩굴과 장미, 라일락이 낡은 농가 건물을 휘감고 있고 헛간 마당에는 염소와 산양, 닭들이 돌아다닌다. 집 앞 정원에는 노란 수선화와 여린 레몬빛 수선화 무리속에 분홍색 돌능금꽃, 진보라 참제비고깔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무려 30만평의 꽃밭이다.

눈 녹는 4월부터 찬서리가 내리는 10월까지 노란 미나리아재비, 밝은 주황색 양귀비, 연분홍 작약, 흰 나리 등 온갖 꽃과 나무들이 피었다 지며 색의 향연을 펼친다. 가을에는 밭에서 호박, 감자, 당근, 양파를 거둔다. 책에 나온 사진들만 봐도 눈이 흐뭇해지고 마음은 따뜻해진다. 직접 그의 집을 찾았던 사람들은 모두 그곳을 숨막힐 만치 아름다운 별세계에 들어간 기분이라고 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올해 아흔한 살인 타샤 할머니가 직접 쓴 생활 에세이다. 지금까지 70여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낸 유명 동화작가다. 어릴 때 우리도 읽었던 ‘비밀의 화원’ ‘소공녀’의 일러스트를 그렸고 독창적인 동화책에 주어지는 칼데콧상도 받았다. 그의 그림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나 엽서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35년 넘게 홀로 가꿔온 정원으로 더 유명하다. 일년 내내 꽂이 지지 않는 ‘비밀의 화원’이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 하나로 꼽힌다. 타샤는 자신이 만든 이 세계를 ‘이 세상의 낙원’이라고 부른다.

“우리집 정원은 나의 자존심이예요. 정원에 관해서라면 결코 겸손하고 싶지 않아요. (...) 살벌한 세상 속에서도 나는 정원으로부터 기쁨을 찾을 수 있어요. 정원에 씨를 뿌리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코네티컷강 건너편의 버려진 농장 부지를 사 1천개도 넘는 수선화 구근을 차례차례 배낭에 담아 30센티미터도 넘는 눈밭을 헤치고 다니며 심은 것이 농장에서의 첫 일이었으니 그녀의 자부심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리라.

그 정원에서 타샤 할머니는 19세기적 삶을 살고 있다. 헛간에서 기르는 염소의 젖으로 버터와 치즈를 만들고, 직접 기른 아마로 실을 잣고 베틀로 천을 짜서 옷을 만든다. 손수 기른 산딸기로 잼을 만들고 장작을 지펴야 하는 스토브로 요리를 한다. 입는 옷도 19세기 옛날 옷, 그릇도 가구도 19세기 것을 고집한다.

새벽부터 쉬지 않고 농장일을 하지만 오후에는 직접 키워 말린 허브를 끓여 티타임을 즐기고 틈틈이 정원에 핀 꽃과 헛간 동물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다. 저녁에는 자신이 만든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동네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을 공연한다.

“우울하게 지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삶은 꿈을 향해 느리지만 쉼없이 나아가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행복이란 해질 무렵 현관 앞에 앉아 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거나 추운 늦겨울 정원에 수선화가 무리지어 피어나는 것을 보는 것이다. 사랑이 넘치는 평온한 할머니의 표정은 보는 이에게 행복을 전염시키는 듯하다.
책제공: 알라딘US(213-739-8107)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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