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존 첼시아트센터(관장 제니퍼 방)는 5일부터 11월 3일까지 '케이지 남준 전'을 연다.
이 전시는 작고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와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의 35년에 걸친 우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로 음악.비디오.드로잉.사진.노트.설치.비디오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소개된다.
LA에서 태어난 작곡가 존 케이지와 서울에서 태어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은 20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예술세계를 찬미하고 생전에 가장 좋은 친구로 남았다.
이들은 1958년 독일 담스타트에서 열린 신음악 국제할러데이 축제에서 처음 만났다. 1960년 쾰른에서 백씨가 행위예술 '피아노포르테 에튀드'를 공연할 당시 백씨는 쇼팽을 몇분간 연주하더니 가위를 들고 케이지에게 달려가 넥타이와 옷을 자르더니 샴푸를 퍼붓고 군중을 헤치며 문 밖으로 나갔다. 이 해프닝으로 두 기이한 예술가들의 우정은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 백씨가 뉴욕 소호로 이주한 후 케이지는 그를 음악가 로리 앤더슨 미술가 조셉 보이스 무용가 머스 커닝햄 등 뉴욕의 유명 예술가들에게 소개해줬다. 이후 백씨는 케이지가 주도한 다다 그룹 플럭서스의 각종 이벤트에 참가했다. 백남준-존 케이지는 함께 작업하면서 미국과 이탈리아 TV에 출연하기도 했다. 케이지는 92년 80세로 사망했고 백씨는 지난 1월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개막일인 5일 오후 7시에는 마가렛 렝 탄이 존 케이지와 백남준에게 경의를 표하는 피아노.장난감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19일 오후 7시엔 플럭서스 아티스트 앨리슨 노울스 무용가 데이빗 보한 작곡가 조안 라 바바라가 토론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