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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한국과 미국의 졸업문화

Washington DC

2016.06.0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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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객원기자
미국은 지금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자녀나 친구에게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면서 졸업생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즐거운 날이다. 이 부분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다른 점이 없다.

문제는 졸업식 진행 과정과 졸업식이 끝난 후 뒤풀이 문화가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졸업장 수여도 한국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후 각자 교실로 돌아가 졸업장을 받지만, 미국에서는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을 끝으로 졸업식을 끝낸다. 각종 시상도 졸업식 전에 모두 마친다. 그래서 졸업식에서는 부가적인 행사는 따로 없고, 초청 인사들의 축사와 격려사가 주를 이룬다. 교장이나 총장은 졸업식 사회자 개념으로 식을 주도해 나가는 역할만 한다.
 
초청 연사는 졸업생 중에 성공한 사람이나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유명 인사를 초대하고 졸업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내용의 연설이 주를 이룬다. 모든 연설이 끝나면 초청인사와 교장이 나란히 정렬한 다음 졸업생이 한 사람 한 사람씩 차례로 입장할 때마다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졸업을 축하하고 졸업장을 건넨다.
 
졸업식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한국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식이 진행되지만, 미국은 밝고 가벼운 분위기 가운데 시작하고 끝난다.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이다. 식을 마치는 음악도 사뭇 다르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실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를 후배들이 선창하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로 화답을 하면 졸업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하고 만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에드워드 엘가나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사회를 향한 첫걸음을 그야말로 위풍당당하게 시작하도록 북돋워 준다. 이렇게 끝난 졸업식 후 모습도 매우 차이가 난다. 한국 학생들은 졸업생들에게 밀가루를 뿌린다거나 달걀을 던지면서 교복을 찢고 요란스럽게 뒤풀이를 한다. 70년대 졸업식 풍경이 아직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서울 인근 학교 졸업식에서 시작한 알몸 졸업식 뒤풀이가 전국적으로 퍼져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요즘은 경찰의 단속과 함께 학교 측에서도 신경을 쓰다 보니 이런 뒤풀이 문화는 많이 주는 추세라고 한다. 졸업식 뒤풀이 문화 속에는 청소년들의 보이지 않는 심리가 숨어있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졸업식인 만큼 이날만은 해방감을 만끽하겠다는 것이다. 해방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옛날 이야기 하나 하고 싶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해방을 맞은 한국인이 여행할 때 타고 다니던 기차가 일본인이 만든 것이라고 객차 안의 기물을 부수고 의자를 뜯어다 불 때는데 쓰는 바람에 기차를 타고 여행할 때 맨바닥에 앉아 다녀야 하는 일이 있었다. 한순간의 해방감으로 인한 흥분이 많은 이에게 불편을 가져다준 것이다.

졸업식 뒤풀이도 표현 방법이 퇴폐적이 아니고 건전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뜻밖에 미국 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는 심심할 정도로 조용하게 끝난다.

그동안 가르쳐준 선생님을 찾아가 등을 두드리며 포옹을 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친구들과 헤어짐이 아쉬워서 포옹 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자유분방함과는 완전히 다른 졸업식 문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문화의 차이가 어떻든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병들이 훌륭한 미래를 개척해 나가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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